[행복론] 쉬어도 쉬는 게 아니다? 진정한 휴식을 원한다면, 뇌를 쉬게 하자!

자, 이제부터 푹~ 쉬어 볼까?

스마트폰, 그리고 TV 리모컨을 양손에 쥐고 푹신한 소파에 몸을 던집니다. 딱 손 닿는 곳에 놓아둔 태블릿PC에는 언제든 사용할 수 있게 이어폰까지 꽂아두었습니다. 마지막으로 냉장고에서 꺼내온 차가운 캔맥주까지 곁들이면 여기가 바로 무릉도원이죠.

소파에 비스듬히 누워 영화를 감상하며 스마트폰으로 배경 음악을 검색해 보고, 곁눈질로 간간이 현재 축구경기 상황도 확인합니다. 속속 날아드는 지인들의 SNS 메시지에 능숙하게 답장을 하고, 습관적으로 리모컨을 꾹꾹 눌러댑니다.

이런, 어느새 차가웠던 캔맥주가 냉기를 잃었어요. 미지근하고 텁텁한 맥주 맛을 보다가 문득 뒤돌아보니, 이전보다 더 피곤해진 느낌입니다. 분명히 쉬고 있었는데, 왜 이렇게 자꾸 피곤이 몰려오는 걸까요?

디지털 멀티태스킹, 뇌를 혹사하는 주범

멀티테스킹

요즘엔 운동을 하거나 버스를 기다리는 자투리 시간, 심지어 화장실에서조차 동영상을 보거나 뉴스를 검색합니다. 물론 일정표 상에서 그들은 분명 휴식 중인데요. 이런 멀티태스킹은 ‘쉬어도 쉬는 것이 아닌 휴식’이 될 수 있습니다. 디지털 기기를 사용하는 것은 물론이고, 그저 음악을 듣는 것만으로도 뇌에 자극을 주어 피로감을 줄 수 있기 때문이지요. 사우스캐롤라이나대학교 심리학과의 마크 버먼 교수는 진정한 휴식은 뇌를 쉬게 하는 것이라는 사실을 실험을 통해 증명했습니다.

마크 버먼 교수는 실험 참가자를 두 팀으로 나누어 50분 동안 한 팀은 도심을, 다른 한 팀은 수목원을 산책하도록 했습니다. 그리고 팀별로 주의력과 단기 기억능력을 조사했습니다. 그 결과, 수목원을 산책한 팀은 산책하기 전과 비교해 주의력과 단기 기억능력이 20% 정도 향상됐지만, 도심을 산책한 팀은 산책하기 전과 후가 별로 달라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자연은 그냥 감상하고 즐기면 그만이지만, 곳곳에 수많은 정보가 존재하는 도심을 산책하는 것은 고도의 집중력이 필요했기 때문입니다.

이 실험결과는 우리에게 ‘진정한 휴식’에 대한 힌트를 줍니다. 자연을 둘러보는 산책은 뇌에 충분한 휴식을 주었지만, 도심을 산책한 사람들의 뇌는 계속 움직이며 제대로 쉬지 못한 것인데요. 이를 바탕으로 버먼 박사는 여러 가지 디지털 기기에 동시에 반응하는 과도한 멀티태스킹은 뇌를 혹사할 뿐이며, 뇌를 푹 쉬게 하려면 자연과 교감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휴식은 몸과 머리가 함께 쉬는 것이다!

쉬는 것 같지만 반대로 몸을 피곤하게 만드는 주범 중 하나가 디지털 기기입니다. 사실상 잠자는 시간을 제외하고 온종일 컴퓨터와 스마트폰, MP3, TV 등 온갖 디지털 기기로 정보를 주입하고 있는 현대인들의 뇌는 잠시도 휴식을 취할 틈이 없습니다. 일하는 틈틈이 스마트폰으로 동영상을 보고 게임을 하면서 스스로는 지루함을 달래고 휴식을 취한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뇌를 더 피곤하게 만들고 있는 것이지요.

몸의 건강을 위해 다이어트를 하듯, 디지털 과부하에 시달리고 있는 뇌의 건강을 위해서는 ‘디지털 단식’이 필요합니다. 이젠 떼려야 뗄 수 없는 사이가 되어버린 익숙한 디지털 기기를 잠시 멀리함으로써 뇌를 쉬게 해주는 것이지요. 특히, 자연 속에서 마음껏 호흡하고 즐기는 것은 ‘뇌 건강’에도 큰 도움이 됩니다. 뇌가 자주 사용하는 부분은 쉬게 하고, 잘 사용하지 않는 부분을 활성화하면 뇌가 더욱 건강하고 활력 있게 되기 때문이죠. 그런 의미에서 시각을 차단하고 청각과 후각에 집중할 수 있는 자연은 뇌의 휴식을 위한 안성맞춤 치료제입니다.

디지털 기기를 보다 효율적으로 활용함과 동시에 가끔은 의식적으로 그것들로부터 ‘로그아웃’해보세요. 그 대신, 맑은 자연과 함께하며 몸과 머리에 새로운 활력을 더해 보세요. ‘접속’이 아닌 ‘접촉’으로 뇌의 균형을 유지하는 것, 작은 실천만으로도 충분한 건강한 생활 습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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