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14일 발렌타인데이. 사랑하는 연인에게 달콤한 초콜릿을 선물하는 날입니다. 초콜릿을 통해 사랑을 고백하기도 하고 미안함, 고마움 등을 표현하기도 하죠. 이번 행복피플에서는 세상 모든 이들의 사랑의 메신저가 되기 위해 초콜릿을 연구하고 달콤함에 빠져 사는 남자를 만나고 왔는데요. 초콜릿 마스터 김병현씨가 만드는 달콤한 수제 초콜릿 세계로 초대합니다.
탑 배우의 매니저, 초콜릿에 빠지다
저는 원래 초콜릿은 잘 몰랐어요. 국내 최정상급 배우의 매니저를 하고 있었죠. 처음 초콜릿을 접하게 된 것은 아내인 에이미 덕분이었어요. 아내도 원래는 칠공예가였어요. 하지만 그 일 자체가 옻칠을 주로 하는 일이기 때문에 독성이 강한 옻이 자꾸 오르는 통에 오래 할 수 없었죠. 그래서 칠공예를 포기하고 평소 좋아했던 초콜릿 공부를 본격적으로 시작했었어요. 그러면서 아내가 자신의 집을 작업실 삼아 공방을 열게 되었고 그러면서 저도 함께 돕기 시작한 거에요. 그냥 아내가 하는 일이기 때문에.
저는 경영과 마케팅만 참여를 했어요. 그래서 초콜릿을 제가 담당하는 배우 홍보를 할 때 명함과 함께 돌리기 시작했죠. 처음엔 사람들이 식당에서 나눠주는 사탕쯤으로 여겼어요. 하지만 저희가 성심 성의껏 만든 수제 초콜릿 맛을 본 사람들이 시중에 판매되는 초콜릿과는 다른 맛을 느끼고 궁금해 하기 시작했어요. 거기서 뿌듯함을 많이 느끼고 제 초콜릿 사랑이 시작 된 것 같아요.
그런 과정들을 겪으며 어떤 맛을 사람들이 더 좋아할까, 어떤 카카오빈을 쓰면 더 맛있는 초콜릿을 만들 수 있을까, 많은 고민을 하게 되었죠. 그런 행복한 고민이 매니저 생활을 접고 초콜릿 세계에 본격 뛰어들게 만들었어요.
초콜릿 마스터의 빈 투 바(Bean too Bar)
초콜릿 마스터는 커피의 바리스타처럼 카카오빈을 이용해 초콜릿바를 만들기까지의 전 과정을 아우르는 작업을 하는 사람을 뜻해요. 제가 지금은 그 일을 하고 있죠.
<빈 투 바(Bean too Bar) 공정 >
이렇게 만들어진 초콜릿바로 가나슈도 만들고 초콜릿 음료도 만드는 것이죠. 초콜릿으로 최대한 많은 것을 만들려고 노력해요. 지금은 저희 가게에서 가장 유명한 것이 초코 피자와 초코쌈이에요. 듣기만 해서는 ‘그게 뭐야?’, ‘맛 없을 것 같아!’ 라고 생각하실지 모르시겠지만 한 입 드셔보시면 그런 생각이 싹 가실 거에요.
<에이미초코의 초코피자>
저와 아내는 만약 여행을 가서 어떤 음식을 먹었을 때 맛있다고 생각이 되면 최대한 그 맛을 기억하려고 집중해서 먹어봐요. 그리고 그 맛을 초콜릿에 대입시켜 메뉴를 개발해보죠.
초코 피자도 처음 만들었을 때 의외의 조합이 신선하게 잘 맞아떨어져 카페가 확장되면 꼭 해야겠다 했던 메뉴였고 저희 지금의 이 곳으로 이전했을 때, 손님들에게 선보인 결과는 성공적이었어요.
달콤한 초콜릿 공장의 달콤한 손님들
저희 카페에는 여자 손님이 90%, 여자 손님이 데려온 남자 손님이 9%, 스스로 초콜릿을 사러 온 남자 손님이 1%에요. 초콜릿은 확실히 여자분들이 더 좋아합니다. 그래서 가끔 오는 남자 손님들이 정말 기억에 오래 남아요.
<에이미 초코의 (시계방향으로)초코케익, 초코쌈, 초코바, 초콜릿>
가장 기억에 남는 남자 손님이 있었어요. 저녁 9시쯤 50대쯤으로 보이는 머리가 하얗게 센 남자 손님이 한 분 들어오셨어요. 인상도 굉장히 인자했는데, 들어오셔서는 초콜릿을 몇 개 고르셨죠. 그래서 저희 직원이 선물용인지 여쭤보며 어느 분께 드릴 거냐고 물었는데, 대답은 ‘아내에게 주려고 합니다.’ 였어요. 그 순간 카페 직원들은 다 그 남자 손님에게 반하지 않을 수 없었어요. 초콜릿을 선물하는 중년 남성의 모습이 정말 매력적으로 다가왔던 거죠. 초콜릿을 선물할 줄 아는 남자, 정말 멋있지 않나요? 사랑을 전하는 초콜릿은 정말 아름다운 것 같아요.
모두가 행복해지는 진짜 맛있는 초콜릿
최근에 저희 만의 카카오빈 농장을 섭외해서 카카오빈을 공수받으려고 베네수엘라에 특사를 파견했어요. 카카오빈 중에서도 가장 질 좋고 맛 좋은 카카오빈이 베네수엘라 카카오빈이거든요. 그렇게 까지 하는 이유는 단 한가지에요. 진짜 맛있는 초콜릿을 만들기 위해서. 저희는 정말 초콜릿 하나하나에 정성을 들이고 있어요.
사실 카페를 운영하면서 아내와 큰 다툼이 있었던 적이 있어요. 저는 아무래도 경영을 하다보니 카페에 이윤을 남기는 쪽으로 재료를 공수하고자 했고 아내는 쇼콜라띠에의 장인정신으로 절대 저급한 재료로 초콜릿을 만들 수 없다며 팽팽히 맞붙었어요. 카페가 많이 어렵던 시절이었기 때문에 고급 재료로 카페를 운영해나가기엔 어려운 점이 있었거든요. 많은 다툼 끝에 제가 아내의 손을 들어주기로 했어요. 카페 운영이 어려워지더라도 손님들에게 질 좋은 고급 재료를 사용한 초콜릿을 제공하자고 말이죠.
그때의 선택은 정말 옳았다고 봐요. 그 때 만약, 당장 눈앞의 이윤을 위해 재료를 바꿨으면 초콜릿이 맛없어져 손님이 떨어졌을 거에요. 재료를 바꾸지 않고 그 맛을 꾸준히 유지해온 덕분에 지금 이 자리까지 오지 않았나 싶어요. 언제나 달콤한 행복을 주는 맛있는 초콜릿을 만들었기 때문에 손님들이 꾸준히 찾고 계신 것이고요. 무엇이든 초심을 잃지 않고 그 처음의 각오와 마음을 끝까지 유지하면 언젠가는 성공할 수 밖에 없는 것 같아요.
초콜릿 박물관 그리고 초콜릿 부부
사랑하는 사람과 사랑하는 일을 할 수 있다는 것. 정말 행복한 일인 것 같아요.
제 아내 에이미와 제가 늘 행복한 마음으로 만든 이 초콜릿이 모든 사람들에게 사랑의 메신저 역할을 하면 좋겠어요. 실시간으로 손님들의 반응을 보기 위해서 포털이나 SNS에 에이미초코를 검색해보거든요. 그럴때 마다 정말 행복해요. 리뷰에 보면 종종 쓰이는 말들이 ‘행복하다’ 라는 말이거든요.
지금의 행복에서 그치지 않고 더 많은 분들에게 초콜릿의 달콤함에 대해 널리 알리고 싶은 것이 제 꿈이에요. 서울 외곽 쪽에 초콜릿 박물관 카페를 만들어 초콜릿의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려드릴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어요. 박물관 입장료는 따로 없어요. 저희 카페에 오시는 순간 입장권이 발급되는 시스템이거든요. (하하)
군대에서 펜팔로 만난 아내와 벌써 13년째 함께 하고 있어요. 저희의 이 변치 않는 사랑처럼 모두에게 변치 않는 맛을 전하는 사랑의 메신저 에이미초코가 되고 싶어요.
얼마 전, 에이미초코 카페 앞에는 이런 현수막이 걸려있었습니다.
” 사랑할 줄 아는 남자는 초콜릿을 선물합니다 “
사랑할 줄 아는 남자 김병현이 사랑 받는 여자 에이미와 함께 만들어가는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초콜릿 카페. 어떤 일이든 시작하기는 쉽지만, 전문가가 되기란 쉬운 일이 아닙니다. 한 배우의 매니저가 초콜릿 전문가가 되기 까지 지금의 열정이 없었다면 불가능 했을 것입니다. 언제나 기분 좋은 초콜릿을 만들고 싶다는 행복한 그의 맛있는 초콜릿 스토리를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