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람 소리에 눈을 비비며 아침밥 챙겨먹을 겨를도 없이 바쁘게 시작되는 하루. 만원 버스에 몸을 싣고, 끊임없이 업무에 시달리다가 야근 끝에 집에 돌아오면 할 수 있는 거라곤 인스턴트식품으로 조촐히 한 끼를 때우거나 SNS를 통해 친구들과 교류하는 것뿐 입니다. 그리곤 잠들기 전 속으로 되뇌죠. ‘지금보다 돈을 많이 벌면 행복하게 살 수 있을까’ 라고요.
많은 현대인들이 겪고 있을 일상. 그런데 최근 이런 삶의 방식에 반기를 든 라이프스타일이 유행하고 있는데요. 바로 ‘킨포크(KINFOLK)’ 입니다.
킨포크(KINFOLK), 누구냐 넌?
친척, 친족을 뜻하는 단어인 ‘킨포크(KINFORK)’가 2015년 ‘뜨는’ 라이프스타일로 주목 받게 된 것은 2011년에 발행된 동명의 잡지 때문입니다. 미국 포클랜드에 사는 네이선 윌리엄스는 어느 날 정원에서 지인들과 함께 식사 하는 모습을 자신의 블로그에 올렸는데요. 그의 따뜻하고 소박한 글에 이끌려 블로그가 인기를 얻자 윌리엄스는 작은 사무실을 차리고 잡지를 내기 시작했습니다. 화려한 작품 사진이 주를 이루던 기존의 잡지와는 달리 가까운 사람들과 음식을 함께 나누고 바닷가나 숲으로 여행을 떠나는 사진이 대부분이었지만, 오히려 평범한 행복을 누리는 모습은 이내 전 세계인들의 시선을 사로잡으며 새로운 라이프 트렌드로 자리 잡게 되었지요.
이처럼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가까운 친구들과 소박하게 여유를 즐기는 ‘킨포크 스타일’은 숨 가쁘게 살고 있는 대한민국 20~30대 젊은이들에게도 큰 반향을 얻으며 삶의 모습을 조금씩 바꾸고 있습니다. 밖에서 자극적인 음식을 즐기기 보다는 신선한 재료로 직접 집밥을 만들어 나누어 먹는 소셜 다이닝과 자연 속에서 즐기는 캠핑 문화의 유행이 대표적인데요. 뿐만 아니라 화려한 불빛이 반짝이는 강남 도심을 벗어나 해방촌, 서촌 등의 한적한 골목길에서 데이트를 즐기고 럭셔리한 결혼식 대신 가까운 지인들과 오붓이 모여 손수 준비한 셀프 웨딩을 치르는 킨포크 족들! 이들이 말하고 싶은 이 시대의 ‘행복’이란 무엇일까요?
행복의 기준을 바꾸는 ‘킨포크’의 지혜
각박한 현대 생활에서 우리는 성공을 담보로 행복을 누리는 것을 잠시 미루길 강요 받습니다. 바쁜 회사 생활로 친구들과의 만남은 저만치 밀려난 지 오래이며, 가족들과 떨어져 혼자 사는 사이 외로움은 누구나 가지고 있는 흔한 정서가 되었습니다. 좋은 집, 비싼 차, 화려한 여행으로 대표되는 성공의 지표는 너무 멀리 있고 어쩐지 그 길에 다다랐을 때에는 지쳐버려서 행복이라는 감정을 이미 잊어버릴 것 같습니다.
기존 우리 사회는 ‘나중에 느끼는 행복’을 중요시 했다면 이제 하나 둘 행복의 기준을 달리 생각하는 움직임이 이는 것 같습니다. 이런 움직임들은 단순히 잘 사는 것이 아닌, 아름답고 건강하게 살기 위해서 가까이 있는 작은 행복들을 붙잡으려 합니다. 정성껏 마련한 음식을 나누어 먹고 가까운 자연에서 유유자적하는 빈도를 늘리니 값비싼 음식을 먹지 않아도, 해외여행을 가지 않아도 즐겁다는 것입니다. 곁에 있는 사람들과 삶의 여백을 공유하면서 사소한 추억을 하나 둘 쌓아가다 보니 어느새 외로움 대신 행복이 항상 주변에 있게 된다는 것입니다.
작지만 확실한 행복’이 주는 마법
작지만 확실한 행복이 없는 인생은 메마른 사막에 지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킨포크 라이프’의 유행이 말하는 진정한 행복이란 나와 내 주변, 일상의 소중함을 깨닫는 것입니다. 그 방법은 정말 간단합니다. 화창한 주말에 자전거 타기, 베란다 텃밭에서 가꾼 채소를 나누어 먹기, 지인들과 함께 향초 만들기처럼 평범한 것이지요. 늘 높은 목표만 좇느라 허겁지겁 달리기 바빴던 삶에서 벗어나 주변의 가장 작은 것부터 사람들과 함께 나누는 습관을 가져 보세요. 작지만 확실한 행복들이 한 데 모여 당신의 삶은 훨씬 촉촉하고 풍요로워 질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