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 잔소리에서 탈출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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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명절 때 가족들의 잔소리에서 탈출하고 싶어요!

 
“며칠 후면 설날이 다가옵니다. 사람들은 민족 최대의 명절이라며 즐거워하지만 아직 결혼 생각이 없는 제겐 일 년 중 최대의 스트레스를 받는 날입니다. 빨리 결혼하라는 잔소리 때문인데요. 친구들도 ‘취직은 언제 하냐’, ‘연애는 하냐’ 등 가족, 친척들의 질문 세례 때문에 힘들다고 합니다. 어른들은 관심의 표현이라고 하지만 막상 같은 질문을 계속 받으면 지치는데요. 이런 질문에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방법, 의연하게 대처하는 방법은 없을까요?
 
 
 
 

A. 명절은 심리적, 신체적 힐링을 하는 시간이에요.

 
명절을 의학적 관점에서 들여다보면 가족과 따뜻한 정을 나누고 맛있는 음식도 함께 먹으면서 심리적, 신체적 힐링을 하는 기회의 시간인데요. 그런데 어찌 된 일인지 ‘명절 스트레스’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오히려 명절이 나를 지치게 할 때가 있습니다.
 

 
가족은 이해관계를 넘어서 서로를 아끼고 걱정하는, ‘마음 공동체’이지요. 누구보다 가까운 사이기에 역설적으로 갈등도 많고 관계 스트레스도 큽니다. 남자와 여자의 차이, 세대 간 차이 등 갈등 요소가 내재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삶을 살아가는 소프트웨어인 철학은 각자 다르기 마련인데, 가족에게 자신의 철학을 강요하면서 충돌이 일어나죠.
 
우리에겐 개인보단 집단의 가치를 더 중요시하는 경향이 서양보다 강하게 존재합니다. 큰 장점이지만 개인과 집단의 가치 사이에 균형은 꼭 필요한데요. 현대인의 뇌는 유연한 자유를 느낄 때 행복 반응이 일어나기 때문이죠. 자신만을 생각해 상대방에게 무조건 ‘노’하는 것도 문제겠지만, 24시간 편의점처럼 쉬지 않고 누군가를 배려할 능력이 있다는 과신도 위험합니다.
 
잔소리는 상대방에 대한 애정이 담겨 있지만, 기본적으로 불안의 콘텐츠입니다. 불안은 생존을 위한 필수 요소이지만, 시야를 좁게 만들어 버리기도 하죠. 불안한 마음에는 행복의 여유가 깃들지 않기에 불안을 잘 조절하여 적당히 유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런데 명절을 잔소리로 가득 채워서 다른 사람들의 불안 시스템만 활성화시킨다면 원래 명절의 존재 이유가 없어지겠지요.
 
 
 
 

가족의 잔소리는 나를 사랑하는 소리입니다

 
과거에 긍정적인 사람이 현재와 미래에도 긍정적인 것으로 연구되어 있습니다. 사실 우리는 계속 과거 속에서 살고 있습니다. 내가 지금 말을 한 것도 상대방이 인지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그만큼 과거의 내용인 것이죠.
 
삶을 여유롭게 바라보는 ‘거리두기’ 훈련은 과거의 콘텐츠를 긍정적으로 재구성하는 시간을 가지면 됩니다. 실제 과거가 행복했는가, 아닌가를 따지는 것보단 현재 시점에서 과거를 해석하는 태도가 현재의 긍정성과 미래의 행복감에 더 영향을 미치는 것이죠.
 
병영프로그램이 오랫동안 사랑받았던 것은 군대 시절이 행복했기 때문은 아닙니다. 괴로웠던 기억은 다 녹아 버리고 전우애 같은 촉촉한 감성이 재경험되기에 보는 것이죠. 과거에 대한 해석을 긍정화하기 위해서는 과거에 행복했던 내용을 재경험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명절 때 엄마의 잔소리는 모성애이고 나를 사랑하는 소리이니 조금 들어 드립시다. 가족들끼리 하는 옛날 섭섭했던 이야기의 재방송도 들어 줍시다. 과거 기억을 아름답게 재구성하고 싶은 무의식의 요구이니까요.
상대방의 잔소리를 줄이는 방법은 도망가지 않고 잘 들어주는 것입니다. 그 이야기대로 살 것이냐 아니냐는 본인이 결정하면 되는 것이고요.
 

 

명절 스트레스에 현명하게 대처하는 법

 
1.열린 질문과 경청하기
 
명절 때 효과적인 대화법은 열린 질문과 경청입니다. “공부해”는 닫힌 문장이지만, 열린 질문은 “요즘 어떤 과목이 재미있니?”처럼 상대방이 긴 대답을 할 수 있게끔 하는 질문이죠. 열린 질문은 상대방에게 자유감을 주고, 질문자가 날 배려한다 생각해 속내를 잘 표현하게 합니다.
 
이번 명절에는 가족들에게 먼저 열린 질문을 하고 대답을 경청해주세요. 그러다 보면 가족들도 나에게 열린 질문을 건넬 겁니다. 단순해 보이지만, 이런 열린 소통은 공감을 일으키고 뇌의 감성 에너지를 따뜻하게 충전해주죠.
 
2. 가족과 뇌 에너지 충전하기
 
명절 연휴에는 과식과 운동 부족으로 뇌가 더 지칩니다. 사람의 뇌는 좋은 사람과 맛있는 음식을 먹을 때 가장 행복감을 느끼지만, 사람에게 받은 스트레스 때문에 많이 먹으면 복부 비만만 일으키죠.
 
가족과 함께 가벼운 산책이나 등산 같은 신체 운동, 독서나 영화 관람 같은 멘탈 운동을 해보세요. 소진된 뇌의 에너지를 충전해 줄 겁니다. 이때 중요한 것은 이런 활동을 숙제처럼 하면 안 된다는 것입니다. 똑같은 운동도 억지로 하게 되면 스트레스 호르몬이 나오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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