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의 설렘을 증폭시켜주는 노래


 
봄이 다가오고 있다. 햇볕은 따사로워지고 사람들의 옷차림은 가벼워진다. 오랜 겨울을 겪었기에 이번 봄을 더욱 기다렸을 사람들에게 이 계절에 빼놓을 수 없는 음악들을 소개한다. 생기 넘치는 아름다움과 활기참, 따뜻함을 느낄 수 있는 다채로운 봄의 얼굴을 만나 보자.
 
 
 
 

봄 풍경을 생생하게 묘사한, 비발디의 ‘봄’

 
봄 날의 모습을 가장 잘 들려주는 음악은 바로 안토니오 비발디의 ‘사계’ 중 봄이다. 비발디의 음악은 바로크 시대 베네치아 공국의 관광 특산물이었다. 당시 관광 가이드 북에 “베네치아에 가면 꼭 성당에 가서 비발디의 바이올린 소리를 들어라”라고 빠짐없이 소개되었다고 한다.
 
비발디의 시대를 앞서는 창조적인 작곡 능력과 테크닉의 위대함을 만날 수 있는 대표적인 음악이 협주곡집 ‘화성과 창의에의 시도’ Op.8의 12곡 중 앞쪽 4곡에 해당하는 ‘사계’이다.
이탈리아 북부의 아름다운 사계절의 모습이 담겨있는데, 곡에는 비발디가 직접 쓴 기가 막히게 아름답고 정겨운 소네트의 시상이 곁들어져 있다. ‘사계’ 중 봄은 많이 들어 본 음악이지만, 아래의 해설을 보면서 장면을 상상해보자.
 
 

 

비발디 ‘사계 中 봄’
출처:유튜브 (TheFeynmanParticle)

 
 
‘봄이 왔다. 작은 새들은 즐겁게 노래하며, 봄에게 인사한다. 냇물은 소곤소곤 이야기하며 흐른다. 그러다 하늘이 어두워지면서 봄날에 천둥이 울려 퍼지고 번개가 번쩍인다. 폭풍우가 지나가면 작은 새들은 다시 아름다운 노래를 부르기 시작한다.(1악장)
 
솔로 바이올린의 새소리, 번개 묘사가 탁월하다. 꽃이 한창인 아름다운 목장에서는 나무들의 잎사귀가 아름답게 속삭이고 산의 양치기는 충실한 개를 옆에 두고, 깊은 잠에 빠져 있다.(2악장)
 
솔로 바이올린이 낮잠에 빠진 양치기의 모습을 연주하면 비올라는 컹컹 짖어대는 개소리를 재미있게 표현한다. 요정들과 양치기들은 눈부시게 빛나는 봄 속에서 춤춘다. 양치기의 리드미컬한 뿔 피리 소리와 시골 사람들의 민속춤이 어우러지며 봄을 축복하는 장면이 이어진다. (3악장)
 
 
 
 

비밀스러운 이야기가 담긴, 베토벤과 시벨리우스의 ‘봄’

 
봄하면, 빼놓을 수 없는 또 하나의 음악은 베토벤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 5번 F장조 봄’이다. 비교적 어둡고 진지한 소나타로 가득한 베토벤의 음악 중에서 이 곡은 밝고 행복한 느낌이 넘쳐나는 곡인데, 특히 1악장 알레그로의 첫 주제를 들어보면 봄의 아지랑이가 느껴진다. 그만큼 곡이 따뜻하고 구김살이 없는 것이 특징이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이 곡의 제목을 베토벤이 붙이지 않았다는 점이다. 훗날, 1악장을 들은 누군가가 오랜 겨울 뒤에 찾아온 봄날과 같은 음악이라고 해서 붙였는데 누구였는지 정말 잘 어울리는 작명이라는 생각이 든다.
 
 

 

베토벤 ‘소나타 5번 F장조 봄’
출처:유튜브 (alexatornrose)

 
 
겨울나라 핀란드의 대표적인 작곡가인 장 시벨리우스가 작곡한 ‘핀란디아’도 작명과 관련해 어려움을 겪었다. 1900년 당시 핀란드를 지배하고 있던 러시아 제국의 검열에 대한 은밀한 항거로 곡을 썼던 시벨리우스. 그는 초연 때 제목을 ‘핀란드의 봄이 깨어나는 행복한 기분과 스칸디나비아 코랄 행진곡’이라고 써 러시아 당국의 검열을 피했다. 이 곡은 동토에서 깨어나는 봄처럼 핀란드 국민들의 생동감 넘치는 기운이 담겨있는 박력 넘치는 곡이다.
 
 

 

장 시벨리우스 ‘필란디아’
출처:유튜브 (Tarja M)

 
 
올봄, 다양한 이야기가 담긴 비발디와 베토벤, 시벨리우스의 음악을 들으며 계절의 아름다움을 온몸으로 만끽해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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