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을 위한 문자통역 서비스,
‘에이유디 사회적협동조합’

 
청각장애인들이 대형 강연이나 포럼에 참석할 수 있도록 돕는 기업이 있습니다. 청각장애인의 자유로운 소통과 사회참여를 위해 탄생한 ‘에이유디(AUD) 사회적협동조합’인데요. 이들이 개발한 ‘쉐어타이핑’ 어플리케이션만 있다면 강연자의 말을 실시간 자막으로 받아볼 수 있답니다. 듣는 것으로 인한 어려움이 없는 사회를 만들겠다는 ‘에이유디’의 박원진 이사장을 만났습니다.
 

 
 
 
 

특수학교 출신 교사가 만든 사회적협동조합

 
박원진 에이유디 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은 본래 특수학교의 교사였습니다. 2012년, 우연히 소셜벤처경연대회 아이디어부문에 제출한 ‘청각장애인을 위한 실시간 자막제공 플랫폼서비스’로 우수상을 탔던 것이 계기가 됐죠. 아이디어는 이미 박 이사장이 스마트폰이 한국에 들어오면서 구상했던 서비스인데요. 그 역시 청각장애인으로서 겪었던 불편함이 담겨있는 거죠.
 
“교사가 돼 보니 제가 학생이던 20년 전과 교육 환경의 차이가 없다는 걸 알게 되었어요. 최근 청각장애 학생과 일반 학생과의 통합교육을 실시 중이나 제도만 변했을 뿐, 아이들이 겪는 어려움과 사회적 인식은 그대로더라고요. 변화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수상 이후 박 이사장은 정부가 진행하는 ‘사회적기업 육성사업’에 선정되는 등 개발 지원을 받게 되는데요. 2013년, 실시간 자막제공 플랫폼으로 ‘쉐어타이핑’ 어플리케이션을 출시 한 뒤, 이듬해에 이르러 ‘에이유디 사회적협동조합’을 설립하고 본격적으로 사업을 진행했습니다.
 

실시간 자막제공 플랫폼으로 ‘쉐어타이핑’ 앱 화면(왼쪽), 실시간 강의 내용을 쉐어타이핑을 통해 읽을 수 있다.(오른쪽)

 
“에이유디(AUD)는 청각의 유니버셜 디자인을 뜻하는 ‘Auditory Universal Design’의 약자예요. 유니버셜 디자인이 장애 유무, 연령에 관계없이 모든 사람이 편하고 안전한 제품과 디자인을 말하잖아요. 저희도 엘리베이터처럼 모든 사람이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들어보자는 포부를 담았죠.”
 
 
 
 

스마트폰으로 실시간 문자통역서비스를 해주는, 쉐어타이핑

 
쉐어타이핑은 문자통역사가 강연이나 포럼 등지에서 강연자의 이야기를 타이핑하면,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자막으로 볼 수 있는 형태인데요. 대형 강연이나 포럼에 참석해 실시간으로 오고가는 내용을 볼 수 있어 청각장애인들의 반응이 좋습니다.
 
“청각장애인 중에는 고립되어 살아가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런 분들이 자발적으로 강연장을 찾는 모습을 보면 뿌듯한데요. 그렇게 활동하다보면 자연스럽게 사회 참여로 이어진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죠. 또한 ‘쉐어타이핑’은 글만 읽을 수 있다면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범용 서비스인데요. 비장애인 분들도 강연 도중 이야기를 놓치거나 수업을 듣지 못했을 때 쉐어타이핑을 활용하게 된다면 더욱 좋겠죠.”
 
에이유디는 ‘쉐어타이핑’ 서비스가 필요한 단체 및 모임에 문자통역사를 연결해주는 역할을 맡고 있는데요. ‘문자통역사’는 국가공인 한글속기사 2급 이상을 소지하고, 청각장애관련 교육을 이수한 ‘속기사’의 명칭으로 ‘수화통역사’처럼 에이유디가 정의해서 만들었답니다. 청각장애인들의 귀가 되어주는 일을 하는 만큼 속기사에 대한 대우도 남달라야 한다는 생각에서라는데요.
 

청각장애인들의 귀가 되어주는 역할을 하는 문자통역사.

 
“문자통역사분들의 만족도가 높아요. 근무지가 주로 국회나 법원이다 보니 어두운 이야기를 접할 때가 많은데, 쉐어타이핑을 통해 강연, 포럼 등에 참석하면서 유익한 정보들을 들을 수 있기 때문이죠. 또 속기사로서 자부심을 갖게 된다면서 무료로 재능기부를 해주시거나 받은 돈을 다시 기부하는 분들도 있죠.”
 
 
 
 

공공서비스로 발전하는 것이 목표

 
에이유디는 최근 자막을 안경으로 보는 ‘쉐어타이핑 글래스’를 개발하고, SK C&C와 함께 청각장애인을 위한 목소리 기부 어플리케이션 ‘행복한 소리 Dream(이하 행소)’를 출시했습니다. 지난 광복절 이전에 행소의 서버가 다운될 만큼 그 인기가 높았는데요. 기부한 목소리가 많아질수록 음성을 문자화할 때 발생하는 오타를 줄일 수 있어 추후 인공지능 문자통역서비스의 질 향상에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내년에는 이 결과를 활용해 초등학교 5, 6학년 수업과 청각장애인 직업훈련에 인공지능 문자통역서비스를 시범 실시할 예정이죠.
 

자막을 안경으로 보는 ‘쉐어타이핑 글래스’(왼쪽), SK C&C와 함께 만든 청각장애인을 위한 목소리 기부 애플리케이션 ‘행복한 소리 Dream’ 화면(오른쪽)

 
“에이유디의 최종 목표는 쉐어타이핑 문자통역을 공공서비스로 발전시키는 겁니다. 플랫폼이 구축되어 있고, 필요 예산이나 운영 결과 등의 데이터가 나와 있으니 이를 조금만 다듬으면 기관에서 바로 사용 가능하죠. 실시간 문자통역서비스는 비단 청각장애인뿐만 아니라 모두가 자유롭게 소통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 수 있어요. 앞으로 문자통역서비스가 복지서비스가 된다면 청각장애인들의 사회 참여가 원활해지고 사회적 인식 변화도 이끌어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청각장애인들의 삶이 윤택해지도록 돕는 에이유디 사회적협동조합

 
에이유디는 학습권이나 알권리를 보장하는 일만이 아니라 청각장애인을 위한 사회안전망 구축, 청각장애인 꿈 지원 등 청각장애인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다양한 활동을 계획하고 실제 진행 중인데요. 모두가 가진 권리를 동등하게 이용하고 인간다운 삶을 누릴 수 있는 유니버셜 사회, 에이유디가 만들어갈 세상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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