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거절하는 게 너무 힘들어요.
“30대 회사원입니다. 거절을 하는 게 너무 힘들어요. 덕분에 회사에선 나이스하고, 친절한 사람으로 통하지만, 정작 저는 할 일이 아닌 일까지 떠안고 끙끙대는 일이 다반사입니다. 거절을 하려고 시도해봤지만, 차마 말이 떨어지지 않네요.”
A. 상대방 요구에 잘 반응하는 것에는, 심리적 보상이 따릅니다.
좋은 관계를 가져야 행복하고 성공할 수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실제 하버드대 심리학과에서 72년이란 긴 시간 동안 700명 넘는 사람을 대상으로 행복에 대해 연구를 했을 때도 같은 결과가 나왔습니다. 좋은 관계가 행복과 성공의 가장 중요한 요소라는 거죠.
우리는 어렸을 때부터 인간 관계의 중요성에 대해 교육 받습니다. 어릴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부모와의 관계입니다. 부모의 말을 잘 들으면 관계가 좋아지고 착한 아이라는 칭찬도 받을 수 있다는 것을 배우게 됩니다.
칭찬을 받는 것은 기분 좋은 일이기에 칭찬을 받기 위해 상대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점점 민감하게 반응하게 됩니다.
이후 선생님과의 관계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선생님이 원하는 것을 빨리 알면 모범생이라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고, 선생님과의 관계 역시 좋겠죠. 친구와의 관계에서도 상대방의 요구를 잘 읽어 반응해 주고 상대방이 싫어하는 말을 하지 않으면 주변에 친구가 많아지게 됩니다.
내 마음보다 상대방의 요구에 잘 반응에 주는 것은 상당한 심리적 보상이 있습니다. 착한 아이, 모범생, 나이스한 친구란 이야기를 들을 수 있습니다. 내가 괜찮은 사람으로 주변에 인식되는 쾌감입니다.
그렇지만 너무 상대방의 의견에만 맞추다 보면 정작 중요한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이해하고 표현하는 것에 어색해지게 됩니다. 거절을 잘 못하는 사람이 되는 것입니다.
거절은, 내가 어떤 사람인지 상대방에게 보여주는 과정입니다.
거절은 단순히 상대방에게 부정적인 의견을 전달하는 소통이 아닙니다. 거절은 내가 어떤 사람인지를 상대방에게 잘 보여주는 과정입니다. 나를 상대방에게 잘 보여주기 위해서는 내가 어떤 사람인지 잘 알아야 합니다. 그런데 좋은 사람이란 평가에 빠져 ‘예스맨’으로만 살다 보면 내가 누구인지 아는 기회를 놓치게 됩니다. 거절 없이 예스맨으로 산다는 것은 나보다 상대방 마음에 더 관심이 가 있는 상태이기 때문입니다.
좋은 관계가 행복과 성공을 가져온다고 하는데 거절을 하지 않고 상대방에게 다 맞추어 주는 것이 좋은 관계는 아닐 것입니다. 예스맨으로 살다 보면 주변 인식은 좋아질 지 몰라도 점점 마음이 답답해지고 불편해집니다. 주변에 친구가 많아도 고독감이 찾아 올 수도 있습니다.
단 한 명이라도 마음을 터 놓을 수 있는 사람이 있을 때 사람의 행복이 길게 유지된다고 합니다. 관계의 양보다 질이 중요하단 이야기입니다.
모두에게 다 사랑 받고 푼 욕구에서 벗어나는 미움 받을 용기가 있어야 더 소중하고 나를 행복으로 이끌 인간관계를 만들 수 있다는 걸 기억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