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이나 물건을 기부하는 행위, 혹은 봉사활동으로 ‘나눔’을 한정 짓기가 쉽습니다. 하지만 마음만 먹으면 우리가 가진 모든 것을 이웃과 나눌 수 있습니다. 목소리처럼 눈에 보이지 않는 것도 얼마든지 고마운 선물이 될 수 있는데요. SK그룹과 행복나눔재단 구성원들은 독서소외계층 아이들을 위한 동화 녹음으로 목소리 기부에 참여했습니다.
목소리가 필요한 아이들
‘독서소외계층’이라고 들어보셨나요? 시각장애 등 개인적인 사정으로 책을 읽는 데 어려움이 있거나 도서관 등의 혜택을 받지 못해 독서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을 말합니다. 요즘엔 다문화가정이 늘면서 한국어가 서툴러서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지 못하는 부모도 많다고 하는데요. 이렇게 부모의 목소리를 통해 독서를 간접경험 할 수 없는 아이들은 부모를 대신해서 동화책을 읽어줄 누군가의 목소리가 필요합니다. 성장하는 아이들에게 동화책을 읽어주는 건 단순히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 이상의 기능을 합니다. 아이들은 동화책을 통해 글을 읽고 쓰는 법을 배우며, 표현력과 창의력도 키울 수도 있습니다.
동화책 읽어주는 엄마 ‘담뿍이’
다문화가정, 조손가정, 시각장애나 청각장애 부모의 자녀에게 음성책을 선물하는 고마운 사회적 기업이 있습니다. 독서소외계층에 관심을 갖고 그들을 위한 서비스를 고민하는 ‘알로하아이디어스’입니다. 이들은 대기업이 할 수 없는 부분을 사회적 기업이 맡을 수 있다고 생각하면서 사명감을 갖고 사회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합니다. ‘담뿍이’도 그렇게 탄생했습니다. 간단하고 저렴한 로엔드(Low-end, 보급형) 디바이스를 통해 아이들에게 독서 경험을 확장해 주고자 하는 아이디어였죠.
동화책 앞에 붙은 스티커에 독서리더기를 갖다 대면 음성으로 녹음된 동화가 낭독됩니다. 음성 동화에는 ‘물이 보글보글, 열이 펄펄, 강아지가 살금살금’처럼 의성어와 의태어가 많이 포함되어 있는데요. 이는 아이들이 어릴 때부터 풍성한 언어 표현을 접하고 익히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목소리 기부하고 성우의 꿈도 이룬 날
SK그룹과 행복나눔재단 구성원들은 알로하아이디어스를 도와 동화를 읽고 녹음하는 봉사에 참여했습니다. 경험이 없고 조금 부족하더라도 마음만 있다면 누구나 목소리 엄마 아빠가 되어줄 수 있었죠.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고 싶어도 그럴 수 없는 부모를 대신해 목소리를 기부하는 동시에 사회적 기업과 손잡고 사회문제까지 해결한다는 데 의미가 남달랐습니다.
그러나 누군가에게 들려줄 목소리를 녹음하는 것은 마음처럼 쉽지 않았습니다. 낯선 자신의 목소리를 꺼내어 생생한 문장을 전달하는 건 연습과 노력이 필요한 일이었습니다. 그래서 구성원들은 녹음에 앞서 전문 성우의 강의를 들었는데요. SK그룹 구성원들은 미국 드라마 ‘CSI과학수사대’의 앨버트 로빈스 법의관 목소리를 연기했던 김용준 성우의 지도를 받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꿈을 가지면 동화도 현실이 될 수 있단다.’
동화 녹음을 마친 후에는 진심을 담은 엽서도 적었습니다. 얼굴도, 이름도 모르지만 어디선가 꿈을 키우고 있을 아이들에게 힘이 되는 메시지를 담았습니다. 이날 SK 구성원들이 녹음한 목소리는 누군가의 고사리 같은 손안에서 끊임없이 재생되면서 언어와 감수성을 발달시키고, 앞으로 또래 관계와 성장에도 튼튼한 토대가 되어주겠죠?
머지않아 12월이 되고 2018년 한해도 마무리하게 됩니다. 연말을 조금 더 따뜻하게 보내기 위해 나눔의 방법을 고민하는 분들이 계실 것 같은데요. SK 구성원들의 목소리 기부처럼 그리 대단하진 않아도, 당장 내가 가진 것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과 나눠보는 건 어떨까요? 누군가의 행복을 보면서 더 큰 행복을 느끼는 최고의 하루가 될 것이 분명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