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풍우를 만나 배가 침몰하고 낯선 섬에 떨어진 왕자 앞에, 섬에 사는 공주가 나타납니다. 마치 운명인 듯 두 사람은 첫 눈에 반하지만 섬의 지배자인 공주의 아버지는 둘 사이를 인정하지 않습니다(아, 물론 일부러 꾸몄지만!). 공주의 아버지는 왕자를 시험하기 위해 통나무를 나르는 등 험한 일을 시키고, 왕자는 즐거움에 기꺼이 그 일을 합니다. 당연하지요. 첫 눈에 반한 그 사람을 얻을 수 있다면 그깟 통나무 나르는 일이, 마당을 청소하는 일이, 그 사람의 하인이 되는 일이 무슨 대수일까요. 세익스피어가 말년에 쓴 작품 템페스트의 왕자 퍼디난드는 그래서 이렇게 고백합니다.
천한 일 하기를 참는 것은 고상한 일이며 별로 중요하지 않은 의무들이 값진 결과를 낳을 수 있다.
사람은 일을 하지 않고서는 살 수 없습니다. 그러나 일을 하다 보면, 불평과 불만이 쌓일 수 밖에 없습니다. 내 생각엔 이게 아닌데, 왜 이렇게 할까? 이것 보다 더 현명한 방법이 있을텐데… 심지어는 아, 귀찮아… 온갖 생각이 일을 방해합니다. 게다가 아무리 생각해도 이 일이, 내겐 아무 의미가 없는 것 같기만 합니다. 그러면서 우리는 불행합니다.
그럴 땐 잠시 목적을 생각해 봅시다. 내가 왜 이 일을 하는 걸까. 물론 당장 돈을 벌려고, 먹고 살려고 일을 합니다. 하지만 좀 더 크게 생각해 보면, 내가 이루고 싶은 일, 장래 소망, 꿈을 향해 한걸음씩 나가고 있음을 깨달을 수 있을 겁니다. 짧게는 몇 년, 길게는 몇 십 년 후에 내 모습을 생각하면 내가 지금 갈고 닦는 것들이 내 인생의 바탕이 될 것임을 알 수 있을 겁니다. 이런 재미를 깨닫는다면 어느새 불평은 사라지고 행복하게 일할 수 있겠지요.
인생의 결과는 아무도 모릅니다. 그러나 지금 내가 하는 작은 일들을 무시하고, 불평한다면 이 작은 일들이 결코 내 인생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합니다. 미래의 나를 위해 한걸음 내딛는 것, 아주 작은 벽돌 조각 하나를 쌓아 올린다고 생각해보세요. 이런 작은 일들이 내 미래에 어떤 기적을 일으킬지 그건 모르는 일이니까요. 꿈이란, 행복이란, 이렇게 만드는 것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