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거 권감각의 소소한 일상 그리고 행복

목표로 했던 일을 달성함으로써 얻는 성취감은 행복해지기 위해 아주 중요한 감정입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한편으로 ‘소소한 일상에서 행복을 찾고 싶다’고 말하죠. 그 말은 아마, ‘살아 있는 순간순간에 최선을 다하고, 그로부터 얻은 작은 감동들을 사랑하는 사람들과 자주 나누고 싶다’는 내용을 함축하고 있는 것이라 생각됩니다.
 
그런데 행복을 느낄만한 ‘소소한 일상’이란 무엇일까요? 맛있다는 음식점을 찾아 가족이 외식을 했다, 잠시 쉬려고 앉은 벤치 곁에서 우연하게 네 잎 클로버를 발견했다, 가을운동회에 참가한 아들녀석이 달리기에서 1등을 했다, 이런 일들은 분명히 행복을 느낄만한 ‘소소한 일상’일 것입니다.
 
그런데 만약 반대로, 음식을 함께 먹은 가족이 맛없다고 불평을 하거나, 네 잎 클로버를 받은 연인이 책상 위에 아무렇게나 던져놓거나, 아들녀석이 영어성적을 형편없이 받았다면, 이런 일은 행복하지 않은 일상일까요?
 
사진동호회 활동중인 권지혜님

저는 웬만하면 다 행복하다고 생각해요. 입에 풀칠하는 것만 해결되면, 힘든 게 또 뭐 있겠어요.

주부 2년 차 권지혜(권감각) 님이 얘기합니다.

본래 아주 낙천적인 성격이에요. 아버지가 많이 낙천적이고 재미있는 분이셨는데, 제가 많이 닮았죠. 어머니도 그런 분이고요. 어떤 일이 저한테 닥치면, 다른 사람들이 보기엔 굉장히 큰일이어서 ‘너 어떻게 할래.’ 그래도, 정작 저는 ‘괜찮아. 괜찮아.’ 그러거든요. 매사에 설렁설렁하고 진지하지 못하다고 보는 분들도 있지만, 진지하지 않은 건 아니에요. 할 일은 다 하죠.

그녀는 핸드백 등 잡화상품의 사진을 찍고 보정하는 웹디자인을 하고, 사진동호회를 운영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일주일에 서너 번씩 ‘일상’을 소재로 블로그(blog.naver.com/vllollv)에 글을 씁니다.
 

사진동호회 활동중인 권지혜님

 
일상은 말 그대로 하루하루 항상 비슷하게 반복되는 일입니다. ‘소소한 일상’에서 행복을 찾기 어려운 것처럼, 소재로 삼고 의미를 부여해 글을 쓰기가 쉽지 않을 텐데, 왜 하필 블로그를 소재로 삼았을까 하는 의문이 제일 먼저 들었습니다.
 

실은 결혼하면서 꼭 하고 싶었던 일이에요. 제가 아직 어리기도 하고, 남편과의 나이차이가 꽤 있어서 주변에서 걱정을 많이 하셨거든요. 내가 얼마나 행복한지 꼭 보여줘야겠다, 그런 생각이었어요.

 
그 전까지 블로그나 SNS에 생소했던 그녀는 단순히 미니홈피 정도로 꾸릴 생각을 하고 블로그운영을 시작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8개월 정도의 짧은 시간에 그녀의 낙천적인 성격이 그대로 묻어나는 유쾌한 블로그를 많은 사람이 다녀갔습니다. 그녀가 일상에서 찾은 작은 행복들을 글로 표현하면, 공감하고 기뻐해 주는 친구들도 점차 늘어났습니다.

감동적인 댓글이 많아요. 우울증이 있었는데 기분이 나아졌다고 하신 분들도 있고, 심지어 어떤 분은 남편이 교통사고로 먼저 돌아가셨는데, 글 보고 위로를 많이 받았다고 하시기도 했고. 사실 안면이 있는 사이도 아닌데, 글을 통해 저를 믿고 그런 얘길 해주신 거잖아요. 그렇게 보면, 쉽게 생각할 일만은 아니구나 하고 책임감을 느끼죠.

그녀는 행복이 ‘어울림’에서 온다고 말했습니다.

사람 사이에 관계를 맺고 유지하는 일이 결코 만만한 일이 아니지만, 행복의 원동력 또한 사람들의 ‘어울림’에서 온다고 생각해요. 블로그에서 알게 된 여러분과의 관계도 그렇지만, 가깝게는 남편이 제 낙천적인 성격의 원동력이죠. 사생활을 소재로 구구절절이 글로 올리느라 이해해주지 못할 법도 한데, 먼저 믿어주고 인정해주니까 힘이 나죠.

‘어울림’에 대해서 제대로 배우게 된 또 하나의 계기는 사진동호회를 운영하면서였습니다. 운영자로서의 책임감도 물론 느꼈고, 그녀보다 연배가 높은 인생선배들이 ‘사람들과의 모임을 이렇게 운영하면 좋지 않다’, ‘사람을 그렇게 대하면 안 된다’라며 해준 충고들을 귀담아 들었다고 합니다.
 
사진동호회 사람들과 함께~!

덕분에 가장 행복했던 기억도 동호회 사람들과 함께 있을 때예요. 결혼식 때 동호회 사람들이 다 왔거든요. 사진 보면 장난으로 우는 표정 만든다고, 눈 밑에 다 휴지를 붙이고 있어요. 유일하게 예뻐 보인 날이었다고 농담도 하고.

잘 어울릴 있는 방법이 무엇이겠느냐는 물음에 그녀는 “존중하라”고 말했습니다.

인정해주고, 들어주기만 해도 충분해요. 때로는 듣는 일마저 힘들 수도 있지만 어떻게 다 착하고 둥근 사람들만 있겠어요. 하지만 상대를 존중하는 마음이 있으면 못할 것도 없죠.

그녀의 얘기를 가만히 듣다 보니, 일상에서의 행복이란 느끼려고만 해서 느껴지는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보다는 어려운 일도 낙천적으로 임하는 자세에, 또 사람들과의 관계에 책임감을 느끼고 존중하는 마음가짐에서 자연스럽게 도출되지 않을까요. 그래서 한편으로 일상을 소재로 삼은 그녀의 블로그는 앞으로도 더 많은 행복을 담아내리라는 예상이 듭니다. 회사에서도 가정에서도, 안팎으로 인정받고 싶다는 권지혜 님의 소망도 꼭 이루어지길 기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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