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사로운 봄볕을 만끽하는 즐거움도 잠시, 언제 불어올지 모르는 미세먼지에 매일 아침 긴장하게 됩니다. 이제는 날씨만큼이나 꼭 확인하게 되는 미세먼지 농도. 그런데 스마트폰으로 내가 있는 공간의 미세먼지 농도를 알 수 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미세먼지를 찍어서 확인하는 혁신 기술로 건강한 사회를 만들겠다는 예비사회적기업 ‘딥비전스’를 만나봅니다.
기술로 ‘사회적 가치’를 만들 수 있다면
대학에서 기계공학을 전공한 강봉수 대표는 동아리 여행 차 방문한 라오스에서 빈곤에 처한 상황을 목격했습니다. 여행객의 짐을 대신 들어주며 생활비를 버는 현지 아이들을 마주한 것인데요. 좋은 기업에 취직하고 가정을 꾸리는 안정적인 삶을 꿈꿨던 그는 깊은 고민에 빠졌습니다. 고민 끝에 나뿐만 아니라 더 많은 사람들의 삶이 풍요로워질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겠다는 생각으로 창업을 결심했습니다.
“창업을 결심한 순간부터 기술로 사람을 돕고 싶었어요. 마침 미세먼지 이슈가 심화되던 시기였고, 현재 딥비전스의 기술이사(CTO)이자 건국대학교 응용통계학 교수직을 맡은 김성환 공동대표가 AI 기술로 미세먼지 문제를 해결해보자는 제안을 했죠. 기술로 사회적 가치를 창출할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습니다.”
10 마이크로미터(μm) 이하, 머리카락 굵기의 1/6 정도로 입자가 아주 작은 미세먼지는 이미 우리 삶에 깊숙이 들어와 있습니다. 적을 알아야 맞설 수 있듯 미세먼지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서는 가장 먼저 촘촘한 미세먼지 수치 데이터가 필요합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미세먼지 측정소는 현재 전국에 약 570여 개뿐입니다. 설치 비용에만 2억 원가량이 소요되고, 별도의 공간이 필요해서 추가 설치도 쉽지 않습니다. 가장 많이 설치된 서울도 측정소 간 거리가 평균 11㎞에 달할 만큼, 측정소 한 곳당 관할 면적이 넓은 실정입니다. 강봉수 대표는 기상청이 제공하는 미세먼지 정보가 실제 영향을 받고 있는 정도와 다를 수 있다는 점에 주목했습니다.
영상으로 미세먼지를 측정하는 세계 최초의 기술을 해내다
딥비전스의 사명은 인공지능(AI) 기술인 `딥러닝`과 시각적 정보를 분석하는 `컴퓨터 비전` 기술을 다룬다는 뜻입니다. 이들이 개발한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미세찰칵’은 세계 최초, 대기 이미지만으로 미세먼지 농도를 측정할 수 있는 기술을 적용했는데요. 카메라로 촬영한 영상 데이터로 미세먼지 농도를 측정하기 때문에 스마트폰 외에 다른 기계가 필요하지 않습니다.
“세계 최초의 기술이라서 뿌듯한 점도 있었지만, 어려움도 있었어요. 비교하거나 기준 삼을 기술이 없다 보니, 항상 정확도에 대한 의문이 있었죠. 그런데 지난해 ‘미세먼지 간이측정기 성능인증기관’인 ‘한국화학융합시험연구원(KTR)’에서 1등급을 받은 미세먼지 측정기와 저희 ‘미세찰칵’의 정확도가 90% 이상 일치한다는 것을 인증받았습니다. 300만 원 상당의 측정기와 우리 앱의 성능이 유사함을 확인한 것이죠.”
공인 기관의 인증으로 미세찰칵의 정확도를 입증한 딥비전스는 이제 이 알고리즘을 전국의 CCTV에 탑재하기 위해 준비 중입니다. 기존의 미세먼지 측정기는 가격의 폭이 무척 넓은데요. 너무 저렴하면 정확도가 떨어지고 너무 비싸면 많은 기기를 설치하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반면 미세찰칵은 높은 정확도를 자랑하는 동시에, 측정된 결괏값이 전국의 사용자들에게 무료로 공유됩니다. 사용자가 많을수록 다양한 지역의 미세먼지 정보가 쌓여 전국의 미세먼지 데이터를 쉽고 간편하게 확보할 수 있습니다.
강봉수 대표는 영상을 통해 정보를 분석하는 기술을 보다 넓은 분야로 확장하고 싶다는 꿈을 꿉니다. 구강 내 영상을 판독해 치태를 확인하는 앱 ‘이봐요’는 현재 전북대학교 치과병원과 함께 임상 시험을 시작했습니다. 또한 제주도 전역에는 클린하우스에 쓰레기 불법투기를 감지하는 딥비전스의 ‘지능형 CCTV’ 3천여 개가 도입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전국 미세먼지 지도를 완성하는 그 날까지
강봉수 대표는 미세찰칵이 편리한 기술이라는 자부심은 있었지만, 사용자에게 매력적인 서비스일지에 대해서는 고민이 많았습니다. 그러던 중 좋은 기회로 사회적 기업의 제품∙서비스의 사용성 테스트를 하고, 언택트 자문을 제공하는 SK프로보노의 ‘해피테스터’ 프로그램을 통해 전문적인 조언을 얻었습니다.
“처음엔 우리의 기술을 앱으로 만들기만 하면 되는 줄 알았어요. 아무리 좋은 앱이라도 사용자 친화적인 디자인, 마케팅, 활용도 등을 고려해야 하는데 그 부분을 미처 생각하지 못했죠. 해피테스터에 참여한 SK텔레콤 구성원이 미세찰칵을 직접 사용해보고 ‘대상을 명확히 해야 한다’, ‘UI가 직관적이고 사용하기 편해야 한다’ 등 많은 의견을 주셨어요. 덕분에 미세찰칵을 보다 사용하기 편하고, 유용한 앱으로 발전시킬 수 있었습니다.”
강봉수 대표의 최종 목표는 미세찰칵을 통해 우리나라 모든 국민이 언제 어디서나 자신이 위치한 곳의 정확한 미세먼지 정보를 알 수 있도록 ‘전국 미세먼지 지도’를 만드는 것입니다. 그 목표를 반드시 딥비전스의 기술로 이루고 싶다고 이야기합니다.
“저희는 맑은 하늘을 누리기 위해 미세먼지 정보 제공에 능동적으로 참여하는 분들을 ‘더스트그래퍼(Dustgrapher)’라고 불러요. 이렇게 사용자 한 분 한 분이 찍은 미세먼지 정보가 우리나라 미세먼지 지도를 밝히는 하나의 빛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단순히 내 주변의 미세먼지 농도를 간편하게 확인하는 것을 넘어, ‘미세찰칵’과 함께 더 큰 사회적 가치 창출에 동참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강봉수 대표는 미세먼지 정보의 사각지대에 놓인 이들이 사라지는 세상을 꿈꾼다고 합니다. 딥비전스의 ‘미세찰칵’을 통해 모두가 전국 미세먼지 정보를 확인하는 그날까지, 기술로 건강한 사회를 만들어나가겠다는 이들의 맑은 내일을 기대해봅니다.
● 딥비전스 바로 가기 ▶ Clic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