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의 푸른 바다, 우리가 지킵니다
‘디프다제주’

 
 

플로깅은 ‘이삭을 줍는다’는 뜻인 스웨덴어 ‘plocka up’과 영어 단어 ‘jogging(조깅)’의 합성어로, 조깅하면서 쓰레기를 줍는 행동을 뜻합니다. 코로나19로 환경 문제가 심각해짐에 따라 전 세계적으로 플로깅을 실천하는 사람들이 늘었는데요. 제주에는 푸른 바다를 지키기 위해 ‘봉그깅’을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바다와 미래를 위한 움직임을 이어 나가는 디프다제주를 만나봅니다.

 
 
 

Q1. 안녕하세요. 미디어SK 독자분들께 ‘디프다제주’를 소개해 주세요.

 

안녕하세요, 저희는 ‘디프다제주’입니다. 고래 별자리 중 가장 빛나는 별인 ‘디프다’와 활동 지역인 ‘제주’를 더해 만든 이름인데요. 지난 2018년 9월부터 지금까지, 8명이 바다와 미래를 지키기 위한 ‘그린 다이빙’을 하고 있습니다. 저희가 지향하는 그린 다이빙은 해양 생물의 다양성을 존중하고 바다에 해를 끼치지 않는다는 점에서 일반적인 다이빙과 차이가 있어요.

 
 
 

Q2. 디프다제주를 만든 이유는 무엇인가요?

 

해변과 바다에서 쓰레기를 줍는 디프다제주의 활동 모습

 

사실 디프다제주는 우연히 친구들과 놀러 간 바닷가에서의 경험이 계기가 되어 시작되었어요. 잃어버린 다이빙 마스크를 이틀 만에 찾았는데 물고기가 쪼아먹어 사용할 수 없는 상태가 되었더라고요. 그걸 보고 바닷속 쓰레기를 해양 생물이 먹고, 그 해앙 생물을 우리가 먹게 된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날 이후로 제주 바다를 찾을 때면 넘쳐나는 쓰레기가 먼저 보였어요. 하나둘 수거하던 쓰레기를 더 많이, 자주 수거하면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Q3. 디프다제주는 어떤 활동을 하고 있나요?

 

(좌) 바닷 속 침적되어 있는 페트병, 각종 쓰레기들 / (우) 프리다이빙으로 해양 쓰레기를 수거해서 나오는 모습

 

디프다제주 멤버를 중심으로 진행 중인 활동은 크게 ‘봉그깅 바당’과 ‘봉그깅 해변’이 있습니다. ‘봉그깅 바당’은 프리다이빙을 통해 제주 바다에 가라앉은 쓰레기를 수거하는 활동으로, 수온이 따뜻한 5월부터 12월까지 월 5회 이상 진행하고 있습니다. 반면 수온이 낮은 1월부터 4월 중 바다 날씨의 영향으로 다이빙이 어려울 때는 해변에 밀려온 해양쓰레기를 줍는 활동인 ‘봉그깅 해변’을 합니다.

 

(좌) ‘봉그깅 바당’ 활동 중인 모습 / (우) ‘봉그깅 해변’ 활동으로 수거한 병뚜껑들

 

일반인과 함께하는 캠페인에는 ‘다함께 봉그깅’, ‘봉그깅마시깅’, ‘가져오깅 마시깅’, 이렇게 세 가지가 있는데요. 미리 참여 신청한 사람들과 함께 해양쓰레기를 수거하는 활동인 ‘다함께 봉그깅’은 코로나 19로 잠정 중단되었으나, 최근에는 요청할 경우에만 방역수칙을 준수하여 시행 중입니다. 지금은 비대면으로 진행할 수 있는 ‘언택트 다함께 봉그깅’을 기획하고 있습니다.

 

(좌) ‘봉그깅마시깅’ 포스터 / (우) ‘가져오깅 마시깅’ 포스터

 

‘봉그깅마시깅’은 지역 상점에 방문해 받은 도구로 해양쓰레기를 수거한 뒤 인증하면, 연계 상점에서 1인당 5,000원 할인을 제공하는 캠페인입니다. 해양 쓰레기 수거를 통해 제주 바다 오염의 심각성을 알려, 개개인의 실천을 독려하고 참여를 유도하고자 기획했습니다. 이로 인해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역 상점을 도울 수도 있답니다.
마지막으로 ‘가져오깅 마시깅’은 개인적인 환경 실천을 독려하는 캠페인으로, 텀블러를 가져오면 제휴 카페에서 1인당 3,000원을 할인해줍니다.

 
 
 

Q4. ‘봉그깅’이라는 단어를 쓰시는데, 이건 무슨 뜻인가요?

 

(좌) 디프다제주의 로고 / (우) ‘봉그깅’ 이라는 단어의 의미

 

이 모든 활동에서 사용하는 단어 ‘봉그깅’은 ‘줍다’의 제주 방언인 ‘봉그다’와 달리며 쓰레기를 줍는 활동 ‘플로깅’을 합성해 만든 저희만의 표현입니다. 봉그깅이 제주도에서뿐 아니라 해양쓰레기 수거 활동을 대표하는 단어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답니다.

 
 
 

Q5. 디프다제주로서 가장 보람을 느꼈을 때와 힘들었던 순간은 언제인가요?

 

(좌) ‘봉그깅’을 하기 전 월령 해변 / (우) ‘봉그깅’을 마친 뒤 깨끗해진 모습

 

가장 보람을 느낀 순간은 ‘다함께 봉그깅’을 했던 날입니다. 10명 남짓한 사람들이 함께 모여 얕은 바다와 해변을 메우고 있던 쓰레기를 모두 주웠는데요. 처음에는 “우리가 이렇게 많은 쓰레기를 다 주울 수 있을까?”라는 생각에 막막했던 날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다함께 봉그깅을 하면서 작은 손길이 모여 큰일을 해낼 수 있다는 연대의 힘을 몸소 느꼈습니다. 그 순간의 보람은 언제 떠올려도 저희를 행복하게 합니다.

 

(좌) 해양 속 침적된 페트병 조각 / (우) 버려진 낚시찌와 그물

 

반면에 가장 힘들었던 순간은 태풍이 지나간 다음 몰려온 엄청난 양의 스티로폼 조각을 마주했던 날입니다. 태풍으로 모래처럼 잘게 부서진 스티로폼을 두 손으로 쉴 새 없이 퍼 올렸지만, 쉽사리 줄어들지 않더라고요. 결국 모든 스티로폼 가루를 수거하지 못한 채 돌아 나왔고, 그 발걸음이 너무 무거웠던 게 오래도록 기억에 남습니다. 또한 ‘우리가 주워야 할 쓰레기가 아직도 많구나’라는 것을 새삼 느끼기도 했습니다.

 
 
 

Q6. 최근 SBS 물환경대상 ‘시민사회부문’에서 수상하셨습니다. 기분이 어땠나요?

 

SBS 물환경대상 ‘시민사회부문’ 수상 기념으로 찍은 사진

 

우선 저희가 이런 상을 받게 된 것에 너무 놀랐고 감사했습니다. 쓰레기 수거 활동과 지역사회 기반의 캠페인을 통해 대중의 참여를 독려했던 것을 높이 사주신 게 아닐까 싶습니다. 사실 수상 후 저희가 가장 놀랐던 것은 지금까지 물환경대상에서 바닷물과 같은 ‘짠물’이 수상한 이력이 없었다는 점인데요. 그만큼 바다 환경, 해양 오염에 대한 우리의 관심과 연구가 부족한 상황이 아닐까 싶어 인식개선을 위해 저희부터 더 노력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Q7. 최근 개인과 기업이 환경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다양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데요. 이에 대해 디프다제주는 어떻게 생각하나요?

 

광치기 해변에서 ‘다함께 봉그깅’을 마치고 찍은 사진

 

‘완벽한 채식주의자 1명보다 불완전한 채식 지향인 100명이 사회에 더 큰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는 어느 작가분의 말을 들은 적 있습니다. 이 말처럼 조금씩이라도 환경에 관심을 갖는 사람들이 많아질수록 변화가 생기는 좋은 계기가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대중들의 관심이 높아지면 이에 맞춰 친환경 제품을 만드는 기업이 늘어날 테고, 그 기업을 지지하며 환경 정책에 목소리를 내는 사회적 분위기가 조성되는 선순환이 생겨나길 바라봅니다.

 
 
 

Q8. 디프다제주가 꿈꾸는 미래의 제주 바다는 어떤 모습인가요?

 

디프다제주의 단체 사진

 

제주에서 물질하시는 해녀분들께 ‘40여 년 전 들어가 본 제주 바다의 모습은 마치 육지 위의 숲과 같았다’라는 말을 들은 적 있습니다. 그만큼 과거의 제주 바다는 풍성한 해조류와 바다 생물로 가득한 모습이었을 것입니다. 해녀분들이 전해주신 이야기 속 바다의 모습만큼은 아니지만, 우리의 아이들이 그리고 다음 세대가 걱정 없이 누릴 수 있는 제주 바다를 꿈꿔봅니다.

 

디프다제주의 목표는 제주 바다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지구의 모든 바다가 겪고 있는 해양 쓰레기 문제를 더 많은 이들에게 알리고,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연대의 힘을 끌어내는 것입니다. 가장 쉬운 환경 보호 방법은 ‘작은 변화 하나라도 꾸준히 실천해 습관으로 만드는 것’이라는 그들의 말처럼, 바다 그리고 우리의 미래를 위한 모두의 작고 꾸준한 움직임이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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