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의 행복을 기록하는 치과의사 오한솔 작가

 

 

“남는 건 사진뿐” 이라는 이야기, 한 번쯤 들어보셨을 텐데요. 아마 소중한 순간을 영원히 간직하고픈 우리 모두의 바람을 표현한 말일 것입니다. 그런 이들에게 행복한 기억의 조각을 선물하고 싶은 다재다능한 청년이 있습니다. 도시의 행복을 기록하는 치과의사, 오한솔 작가를 만나봅니다.

 
 
 

치과의사의 이유 있는 변신

 

청주에 위치한 한 치과 의원. 하얀 가운을 입은 오한솔 원장이 진지한 표정으로 환자 치료에 몰두하고 있습니다. 분주한 일상을 마무리하고 병원을 나서는 그의 손에 들린 것은 다름 아닌 카메라인데요. 그의 이유 있는 변신이 궁금해집니다.

 

주중에는 치과 전문의, 주말에는 프리랜서 사진작가로 활동 중인 오한솔 작가

 

“주중에는 치과 전문의로, 주말에는 여행 사진과 풍경 사진을 주로 찍는 프리랜서 사진작가로 일하고 있습니다. 대학 시절, 친구의 권유로 시작한 취미가 이제는 삶의 일부가 됐어요.”

 

2016년, 치과의사를 꿈꾸며 상경한 스물 셋 청년에게 서울이라는 도시는 그리 녹록치 않았습니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계속되는 수업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갈 때면 해가 뉘엿뉘엿 저물기 일쑤였는데요. 지친 몸과 마음에 외로움을 느끼던 그때, 그를 위로해준 것은 사진이었습니다.
 

화려한 궤적이 펼쳐진 청주 터미널 사거리의 풍경 ⓒ오한솔 작가

 

“카메라 렌즈를 통해서 본 서울은 제 마음에 비친 모습과 정반대였어요. 분주한 사람들과 화려한 도시의 조명이 만들어내는 절묘한 풍경에 감동했습니다. 마치 카메라를 들고 서 있는 나를 제외한 모든 요소가 활기차게 움직이는 것 같았어요.”

 
 
 

좋아하는 일과 잘하는 일, 두 마리 토끼를 잡다

 

도시의 야경이 자아내는 매력에 푹 빠진 오한솔 작가는 이후 뉴욕, 도쿄, 상하이 등 대도시를 여행하여 아름다운 풍경을 기록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던 2017년, 런던의 아침 출근길을 담아낸 사진 작품으로 ‘대한항공 여행 사진 공모전’에서 금상을 차지하며 주목을 받게 됩니다.

 

2017 대한항공 여행 사진 공모전 금상 수상작 <런던으로 가는 길> ⓒ오한솔 작가

 
“다양한 도시의 사진을 찍으면서 ‘도시를 나만의 색으로 그려내고 싶다’는 욕심이 생기더군요. 사진을 찍을 때면 하늘빛이 가장 아름다운 시간대나 수평과 수직의 구도 등 기술적인 측면과 동시에, 도시의 분위기와 당시 내가 느꼈던 감정을 투영하는 데 주력하는 편입니다.”

 

‘National Geographic Traveler’ 한국판 미얀마 촬영작업 ⓒ오한솔 작가

 

이후 오한솔 작가는 개인전 및 단체전을 통해 광각 및 장노출 기법으로 촬영한 도시 사진을 꾸준히 선보이며 프로 작가로서의 행보를 보여줬습니다. 2019년에는 그의 재능을 눈여겨 본 ‘National Geographic Traveler’ 한국판 잡지사와 함께 터키, 미얀마, 샌프란시스코 등지에서 촬영을 진행하기도 했는데요.

 
현재는 다양한 기업의 엠버서더나 협업작가로 일하는 동시에 사진 촬영 강의, ‘치과신문’ 포토에세이 연재 등 다양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여러 역할을 병행하는 것이 힘에 부치지는 않을까 괜스레 걱정되기도 하지만, 오한솔 작가는 현재의 삶이 어느 때보다 감사하고 행복하다고 이야기합니다.

 

<청보리밭의 오후> ⓒ오한솔 작가

 

“제가 생각하는 ‘좋은 사진’이란 ‘예술’과 ‘기술’ 모두를 만족시키는 작품입니다. ‘좋은 치과의사’도 마찬가지 아닐까요? 치아의 3대 기능인 ‘저작’, ‘발음’, ‘심미’에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예술’과 ‘기술’이 완벽한 조화를 이뤄야 하니까요. 각각의 분야가 서로의 원동력이 되어 시너지 효과를 내는 덕택에 오히려 활력이 넘친답니다.”

 
 
 

사진 한 장에 담긴 수많은 이야기, 수많은 행복

 

많은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오한솔 작가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은 무엇일까요. 그는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오로라가 찍힌 풍경 사진 한 장을 소개했습니다. 풍경이란 단순히 아름다움이라는 표현을 넘어 때로는 기억의 매개체가 되기도 하는데요. 당시를 회상하는 오한솔 님의 표정에서 그때 느꼈던 행복이 고스란히 드러납니다.

 

항공기 안에서 바라본 오로라, ⓒ오한솔 작가

 

“3년 전, 인천에서 출발해 뉴욕으로 가는 항공기 안이었어요. 한참을 자다가 밖을 보니 비행기 창 밖으로 초록빛 오로라가 피어 오르고 있었죠. 생각지 못하게 조용히, 갑자기 찾아온 행복을 만끽하며 깨달았습니다. ‘소소한 행운에 만족하며 순간을 즐기는 일, 그리고 그 순간을 영원히 추억할 수 있도록 간직하는 이 일이야말로 내게 있어 진정한 행복이구나’ 하고 말이죠.”
 
앞으로도 사진을 찍으며 느꼈던 행복을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다는 오한솔 작가. 향후 3~5년 정도는 현재 진행하고 있는 도시 사진에 집중할 예정이라고 하는데요. 코로나의 영향으로 전 세계의 도회지를 찾아 나서기는 힘들어졌지만, 이번 기회에 아름다운 우리나라의 구석구석을 재발견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독창적인 시선의 도시 사진 전문작가이자 훌륭한 실력과 따뜻한 마음을 겸비한 치과의사로 기억되고 싶다는 오한솔 작가. 그의 사진첩이 앞으로도 차곡차곡 행복으로 채워지길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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