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삶을 따뜻하게 채워주는 작은 존재들, 반려동물과의 순간은 우리를 행복하게 하지만 때로는 그들과 보내는 짧은 시간에 아쉬울 때가 많습니다. 반려동물 포토그래퍼 ‘테리포토’ 님은 그 순간들은 놓치지 않고 예쁘게 담아주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하는데요, 반려동물 보호자들에게 행복한 추억을 선물하는 ‘테리포토’님의 이야기를 들어볼까요?
순간을 추억으로 남기는 포토그래퍼
디자인과를 나와 영상디자인을 전공하고 오랫동안 카메라를 다루던 저에게 사진은 순간을 영원히 남기는 일이었습니다. 꾸준히 스튜디오에서 촬영 일을 했고 반려동물 스튜디오에서 일하면서 동물들과 촬영한 경험도 많았죠.
반려동물 스튜디오에 일하면서 느꼈던 것 중 하나는, 나이가 많거나 장애가 있는 반려동물들의 촬영이 어렵다는 것이었어요. 나이가 많은 반려동물들은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기 힘들어 하고 멀리 있는 스튜디오까지 찾아오는 것 자체도 힘들 때가 많았습니다.
8년 전 보호소에서 입양한 제 반려동물 테리도 노견이고 덩치도 있어 혼자서는 멀리까지 데리고 외출하는 게 쉽지 않았어요. 저희 테리와 같은 반려동물들이 가장 편안하게 느끼는 공간에서 행복한 순간을 촬영해주고 싶었습니다. 결국 테리의 모습을 예쁘게 찍어주던 제 경험에서 찾아가는 반려동물 스튜디오 ‘테리포토’가 시작된 것이죠.
행복한 추억을 선물하는 일
저는 반려동물이 가장 편안하게 생각하는 공간, ‘집’에 세트와 장비를 가져가서 다양한 컨셉으로 촬영을 진행합니다. 종종 엘리베이터가 없는 집은 5번까지 세트와 장비를 나르며 힘들게 촬영을 준비하지만 반려동물과 보호자에게 행복한 시간을 선물한다는 마음으로 즐겁게 임하고 있어요.
반려동물들이 조금 더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도록, 보호소에서 입양한 테리처럼 유기동물들이 제2의 삶을 시작할 수 있도록 작은 것이라도 최선을 다하려는 신념으로 끊임없이 노력합니다.
유기동물과 같이, 따뜻한 가치
테리포토의 수익금은 유기동물 보호소에 기부하기도 하고 유기동물을 위한 이벤트에 테리포토가 직접 참여하기도 하는데요, 사실 기부라는 게 말하기는 쉽지만 직접 하려고 하면 생각도, 고민도 많아지더라고요. 하지만 나와 일상을 함께하는, 또 일생을 함께할 테리를 보면서 기부에 대해 조금 다르게 생각하기로 했습니다.
기부를 통해서 유기동물들이 조금 더 나은 환경에서 지낼 수 있길 바라고, 테리처럼 제2의 삶을 살아가며 밝은 모습으로 지내길 응원하고 있어요. 또 수익금의 기부는 테리포토를 알아봐주시는 반려동물 보호자들의 따뜻한 마음을 전달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반려동물과의 시간을 영원히 남기는 일의 행복
이 일을 하면서 가장 듣기 좋은 말은 반려동물 보호자님들의 말이에요. 낯을 많이 가리거나 겁이 많은 친구들이 편안한 공간에서 보여주는 모습들을 보호자님도 새롭게 발견할 때가 있어요. 그럴 때 반려동물과의 새로운 순간을 오랫동안 들여다볼 수 있는 추억으로 남겨드리는 것 같아 행복을 느낍니다.
또 다른 행복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반려동물들을 촬영할 때인데요, 노령견이나 노령묘의 사진을 촬영한 후 시간이 지나 무지개다리를 건너기도 합니다. 그럴 때 가끔 보호자님이 연락하시곤 합니다. 우리보다 훨씬 짧은 생을 살아가는 반려동물에 대해 슬픔도 느끼지만 동시에 마지막으로 함께한 시간을 남겨드렸다는 것에 행복감과 뿌듯함을 느낄 수 있어요.
1인 포토그래퍼로 촬영과 보정 등을 혼자 진행하고 있는 테리포토는 앞으로 가치관과 뜻이 맞는 크루를 만드는 것이 꿈이라고 합니다. 지금은 지방 촬영이 힘들지만 크루가 생기고 나면 전국의 많은 반려동물들이 집에서 편하게 사진을 찍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꿈을 꿉니다. 또 유기동물 보호소의 입양 홍보 사진도 밝고 예쁘게 찍어주고 싶다고 합니다. 반려동물들의 짧은 순간을 더 많은 사람들이 더 오랫동안 기억할 수 있도록 열심히 꿈을 꾸는 테리포토의 이야기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