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가와 마음은 단단하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몸을 유연하게 해주는 요가를 통해 마음을 다스리고 마음의 유연함까지 얻을 수 있기 때문인데요, 일상 속에서 복잡한 마음을 가라앉히고 싶을 때 할 수 있는 요가 동작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요가 속에서 삶을 바라보는 요가 테라피스트 이은채 님에게 몸과 마음을 평화롭게 유지하는 동작을 배워봅니다.
우리의 몸과 마음이 긴장하는 순간을 어떻게 인지할 수 있을까요?
사람들은 몸이 크게 아플 때 몸과 마음의 문제를 돌아봅니다. ‘내 몸과 마음에 좀 더 주의를 기울이고 조금 더 빨리 알아챘다면, 병이 이렇게 커지진 않았을텐데’라고 후회하면서 말이죠. 몸과 마음의 긴장도 미리 주의를 기울이고 변화를 알아채는 것이 중요한 이유입니다.
우선 몸과 마음에 긴장이 찾아오면 수분이 많이 빠져나갑니다. 흔히 나타나는 증상은 눈이 뻑뻑해지고 입이 바짝 마르거나 손발이 차가워지고 소화도 잘 되지 않는 것인데요. 평소에 건강하던 사람에게 이런 증상은 빨리 알아차리기 쉽겠지만, 오랜 시간 뻑뻑한 눈이나 차가운 손에 익숙해져 있다면 긴장이 우리의 몸에 주는 사인을 알아채기 어려울 거예요. 그럴 때는 온몸을 한번 쭉 풀고 나서 가만히 들여다보세요. 가벼운 스트레칭이나 산책 후에 몸의 증상에 다시 집중해보면 내가 얼마나 긴장하고 있는지 인지할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 몸은 변화를 스스로 알아차리고 원 상태로 되돌리려 노력하면 금방 돌아갈 수 있답니다.
허리나 목, 어깨 통증을 완화하는데 좋은 자세를 추천해주세요!
요즘 현대인들은 의자에 앉아서 생활하는 경우가 많아서 골반이 접혀 구부정한 자세를 갖고 있습니다. 그래서 허리나 목, 승모근에 통증이 심하죠. 각 부위의 통증을 완화하고 근육을 풀어주는 요가 동작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우선 허리 통증에는 ‘파르스바 부장가아사나’ 동작이 도움됩니다. 요가 동작들은 산스크리트어라 이름이 어렵지만, 쉽게 말하면 ‘코브라 자세’인데요, 코브라처럼 바닥에 엎드려서 뒤로 몸을 젖히고 몸을 반대로 열어주는 자세입니다. 이 자세를 하면 척추가 바로 서면서 허리 통증을 완화할 수 있습니다. 몸을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쭉 늘이고 척추 아랫부분에 집중하면서 20~30초 복식으로 호흡하면 하루 종일 긴장되어 있는 척추가 움직이면서 풀리는 느낌이 들 거예요. 아침에 일어나서, 또는 잠들기 전에 이불 위에서 가볍게 해보면 허리 통증에 훨씬 도움이 될 것입니다.
어깨와 목의 통증은 ‘날개뼈’, 즉 견갑골을 안정화해야 합니다. 목만 움직여 스트레칭하면 일시적으로 통증이 잦아들 뿐, 견갑골을 뒤로 끌어당겨 아래로 내려줘야 어깨와 목의 통증을 제대로 풀 수 있죠. 이때 추천하고 싶은 자세가 바로 ‘단다아사나’입니다. 허리를 90도로 쭉 펴고 바르게 앉아 있는 동작인데요, 보기에는 쉬워 보여도 허리에 통증이 있거나 어깨, 목이 불편한 분들은 자세를 바르게 취하기가 쉽지 않을 거예요. 척추를 펴고 턱을 당겨 몸을 바르게 정렬하고 깊게 호흡하면 견갑골이 아래로 내려가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이렇게 요가를 통해 통증을 완화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이 있습니다. 몸의 통증을 감내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무리하지 않는 것과 호흡을 함께 하는 것인데요, 특히 스스로 호흡을 조절해서 신체의 온도를 낮추고 마음을 고요하게 하는 것을 요가에서는 ‘프라나야마’라고 하며 강조합니다. 호흡을 조절하면서 척추 사이사이 공간에 천천히 기운을 넣어주면 자세를 바르게 세우는 데에 더 효과적이죠. 단, 동작을 할 때 통증이 너무 심하거나 디스크가 있는 분들은 의사와 상의해서 요가를 수행하는 것이 좋습니다.
요가를 하며 마음을 다스리는 팁이 궁금해요!
흔히 요가에서는 몸의 근막에 감정이 숨겨져 있다고 말합니다. 근막은 피부 깊은 곳이나 근육, 장기 등 몸 안의 공간을 싸고 있는 층인데, 스트레스나 질환이 생기면 근육 내의 신경이 눌리고 혈관이 압박되면서 통증을 유발하는 물질이 이 근막에 쌓이게 됩니다. 과거에 받은 스트레스나 내 몸을 지난 질환들이 이곳에 쌓여 배출되지 못하는 것이죠. 그래서 근막까지 깊이 풀어줘야 몸과 마음을 제대로 풀어낼 수 있는 것인데요, 이렇게 근막까지 풀어내려면 연습이 필요합니다.
요가 동작이 근막에 쌓인 감정 안까지 닿으려면 몸의 외부부터 근육을 지나 근막에 닿고 그 안의 신경으로 들어가야 합니다. 실제로 근막을 스트레칭하고 근육을 이완하다 보면 몸 깊숙한 곳에 있던 감정이 풀어지는 것을 느낄 수 있는데요, 요가를 하다가 자신도 모르게 쌓인 감정이 터져서 눈물을 흘리는 분들도 종종 있습니다. 이럴 때 몸과 마음은 확실히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느낍니다. 그래서 다이어트를 하는 등 몸에 변화를 주고 싶을 때 마음이 우울하면 몸도 변화하기 쉽지 않죠. 몸을 움직이더라도 마음이 따라주지 않으면 금방 지치고 포기하게 됩니다. 요가를 하면서 마음을 다스리고 싶다면 조금씩 마음으로 다가간다고 생각하고 천천히 접근해야 합니다.
그래서 마음을 다스리려면 몸을 움직이는 게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앞서 말한 것처럼 몸과 마음은 연결되어 있으니까요. 마음이 어지러우면 몸이 변화하기 쉽지 않지만, 몸을 움직이면 오히려 쉽게 마음이 가라앉기도 합니다. 마음이 답답하거나 지칠 때 기지개를 켜거나 매트 위에서 몸을 움직이면 자연스럽게 고민이나 걱정이 사라지죠. 우리의 몸을 움직여 몸에 집중하면 머릿속의 생각 사이에 간격이 생깁니다. 마치 간격이 벌어진 도미노처럼 생각에도 간격이 생기면 한 생각이 마음을 무너뜨릴 때 모든 마음이 무너지지 않고 버틸 수 있습니다.
그 밖에 현대인에게 권하고 싶은 치유법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누구나 어디든 아픈 곳이 생길 수 있습니다. 아픈 곳이 몸일 수도 있고 마음일 수도 있죠. 몸 중에서도 허리가 아픈 사람도 있고 발목이 아픈 사람도 있습니다. 마음의 통증도 가벼운 근심부터 우울증까지 각자 그 깊이가 모두 다를 거고요.
어디가 얼마나 아프건 우리의 몸은 통증을 통해 우리에게 신호를 보내고 있습니다. 통증은 관심을 가져 달라는 몸과 마음의 목소리예요. 그런데 그 목소리를 듣지 못하거나, 심지어 듣고도 모른 척한다면 몸과 마음은 점점 더 아플 수밖에 없습니다. 안타깝지만 통증이 저절로 사라지지도 않아요. 그러니 신호를 무시하거나 밀어내려고 하지 말고 조금 더 귀를 기울여 보세요. 몸과 마음을 세심하게 둘러보고 아프지 않은 곳에 대해 감사함도 느껴보세요. 그게 바로 치유의 시작입니다.
저는 늘 “척추를 바르게 세우자.”라고 강조합니다. 척추를 바르게 세우면 숨이 들어오고 나가는 것이 원활해지면서 우리 몸 구석구석까지 건강한 호흡의 영향이 미치게 됩니다. 숨이 닿지 않는 곳은 잘 아파요. 실제로 몸이 안 좋으신 분들은 호흡이 얕은 경우가 많습니다. 또 척추를 바로 세우면 몸에 여유가 생기면서 평소에 가졌던 것과는 다른 생각과 마음을 들여놓을 수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포용력이 생기고 판단력을 키울 수 있게 되죠. 바른 생각을 방패 삼아 금방 회복할 수 있는 힘도 얻게 됩니다. 집에서 혼자 구부정한 자세로 있으면 부정적인 생각들이 많이 올라오는 이유가 여기에 있어요. 이럴 때 척추를 바르게 세우고 깊게 호흡을 하면 너무 쉽고 간단하게 치유를 할 수 있을 겁니다.
요가 테라피스트 이은채 님은 통증이 내 몸에 관심을 가져 달라는 신호라는 것을 알고 난 이후 비로소 통증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고 합니다. 몸이 보내는 신호를 인지하고 마음을 한 번 더 들여다보는 것으로 몸과 마음은 변화하기 시작하죠. 바쁘게 지나가는 현대인의 일상 안에는 내 몸의 어디가 아픈지, 마음이 얼마나 힘든지 들여다보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요가 테라피스트 이은채 님이 추천한 것처럼 하루에 한번 몸을 바로 세우고 척추를 늘여 종일 굳어있던 허리와 어깨, 목을 늘이면 마음 속에 숨어있던 어려움이 우리에게 신호를 보낼지도 모릅니다. 오늘은 틀어진 몸을 바로잡고 내 마음을 들여다보는 시간을 잠깐이나마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