칫솔, 샴푸, 세제, 일회용 컵과 일회용 빨대까지. 우리는 일상에서 환경을 파괴하는 수많은 플라스틱과 일회용 제품을 만납니다. 지구를 위해 플라스틱, 일회용 제품을 지양해야 한다는 사실은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지만 이를 실천에 옮기기는 어려울 때가 많죠. 제로웨이스트에 대한 개념이 최근 화제가 된 우리나라와 달리, 해외에서는 제로웨이스트 라이프스타일을 위한 대안 제품이 꾸준히 개발되고 있습니다. 소셜벤처 ‘디어얼스’는 누구나 제로웨이스트를 쉽게 실천할 수 있도록 지속가능한 가치를 담아 제로웨이스트 라이프스타일을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자연과 사람이 공존하는 건강하고 풍요로운 세상
‘디어얼스’의 권용진 대표는 우연히 플라스틱 쓰레기로 인한 해양오염 기사를 접한 뒤, 제로웨이스트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습니다. 이후 SNS을 통해 국내에는 일회용 플라스틱 제품의 대안 제품이 많지 않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대안 제품을 직접 만들고 판매하는 소셜벤처 ‘디어얼스’가 탄생했죠. 디어얼스는 제로웨이스트에 특별히 관심을 가진 사람이 아니더라도 누구나 제로웨이스트를 선택할 수 있게 제품 선택의 폭을 넓히고 일상 속에 작은 변화를 시작할 수 있는 씨앗을 심고 있습니다.
환경을 위한 제품을 개발하고 판매하는 ‘디어얼스’는 세 가지 철학을 중심으로 운영됩니다. 지구와 우리의 일상을 해치치 않는 지속가능한 생산과 소비를 지향하고, 최소한의 자원으로 제품을 만들되 사용할 때 불편함도 최소화할 수 있게 연구하죠. 마지막으로 보다 많은 사람들이 함께 사용할 수 있도록 제품의 실용성과 기능성, 심미성, 경제성을 고려합니다. 제로웨이스트가 단순한 유행으로 우리의 곁을 스쳐지나가지 않게, 우리의 일상에 자연스럽게 자리잡아 세상을 바꿀 힘이 되도록 기획에서 판매에 이르는 전 과정을 꼼꼼히 살펴보는 것입니다.
낯선 제품들이 우리의 일상에 찾아오기까지
디어얼스는 제로웨이스트 제품을 직접 기획하고 개발하여 소비자들에게 판매하고 있습니다. 제품을 생산 및 판매하는 모든 기업이 이 과정을 거치지만 디어얼스가 각 과정에서 고려하는 기준과 의사결정의 요소는 약간 다릅니다. 먼저, 제품을 기획할 때는 일상에서 자주 쓰이는 생활용품에서 시작합니다. 재활용이나 재사용이 어려워 자주 쓰이는 데에도 불구하고 쉽게 버려지는 물건, 그 중에서도 자연에서 분해되지 않는 물건을 주의 깊게 살핍니다.
어떤 제품을 만들지 고민할 때 원료도 함께 결정하는데, 자연을 훼손시키기 않고 건강하게 자란 원료를 최우선으로 선정합니다. 특히 원료의 재배과정에서 심각한 환경오염이 있어도 제품을 구매하는 소비자들은 쉽게 알 수 없기 때문에 제품을 기획할 때 놓치지 않고 확인하죠. 이후 생산과 가공 과정에서도 원료를 낭비하지 않는 방식과 디자인을 연구합니다.
제품을 생산하고 판매하는 과정 중 가장 일회용품이 많이 사용될 때는 소비자들에게 제품을 발송하기 위해 포장하는 과정인데요, 디어얼스에서는 최소한의 포장으로 일회용품을 최소화하고 있습니다. 소비자의 알 권리를 위해 필요한 정보들을 제공하는 데에 필요하고 제품의 손상을 막아주는 최소한의 포장을 지향하고 있죠. 제품 포장에 들어가는 종이는 FSC인증을 받은 100% 재활용 종이를 사용하고, 온라인 배송을 위한 택배 박스는 한 번 사용되었지만 깨끗한 재사용 택배 박스를 기부 받아 사용합니다. 불필요하게 소비되는 일회용품 포장재는 최소화했지만 소비자가 꾸준히 구매하고 싶은 마음이 들도록 심미성도 놓치지 않았습니다.
디어얼스는 제품을 판매한 이후, 소비자가 실제로 제품을 사용하고 폐기될 때의 과정도 고민하고 있습니다. 환경에는 좋지만 일상에서 불편한 제품은 소비자들이 자주 사용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일상에서도 편리하고 환경에도 좋은 물건을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사용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죠. 이를 위해 디어얼스는 조금 낯선 제로웨이스트 제품을 생활 속에서 쉽게 사용하는 방법과 장시간 사용 후 보수하여 재사용하는 방법 등을 제품과 함께 제공합니다. 마지막으로 쓰임을 다한 제품들이 폐기되더라도 쉽게 분해되어 자연의 일부로 돌아갈 수 있도록 마무리까지 신경쓰고 있습니다.
나도 모르는 새에 경험한 제로웨이스트
다양한 제로웨이스트를 기획하고 판매하는 디어얼스의 권용진 대표는 “친환경은 잘 모르지만, 이거 사용해보니 좋네요!”라는 말이 가장 기분 좋다고 합니다. 디어얼스의 제품이 제로웨이스트이기 때문에 쓰이는 것도 의미 있지만, 친환경 제품이라는 것을 모르고 써도 좋다고 느끼는 것도 더 의미가 있기 때문이죠. 친환경에 관심이 없는 사람도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이라면 제로웨이스트에 관심이 없어도 친환경 소비에 동참할 수 있습니다. 즉, 디어얼스가 지향하는 ‘자연과 사람이 공존하는 이로운 세상의 일상’인 것입니다.
그래서 디어얼스는 스스로를 소개할 때 제로웨이스트 제품을 만드는 회사가 아닌 제로웨이스트 라이프스타일을 기획하는 회사라고 말합니다. 제로웨이스트를 지향하는 소비자는 자신의 가치관에 맞는 제품을 편하게 구매할 수 있도록, 제로웨이스트에 관심이 없던 소비자도 디어얼스의 제품을 통해 환경에 부담이 없는 좋은 제품을 선택할 수 있도록 지구를 생각하는 라이프스타일을 제시하는 것이죠.
하지만 때로는 힘든 순간도 있습니다. 다른 일회용품 제품이나 플라스틱 제품과의 경쟁에서 가격의 벽에 부딪히는 순간인데요, 디어얼스에서 판매하고 있는 비즈왁스랩을 예시로 들면, 식품을 밀봉해서 보관할 랩을 구매할 때 일반 일회용 랩에 비해 비즈왁스랩의 가격이 훨씬 비싼 것이 사실입니다. 한번 구매하면 몇 미터의 비닐 랩을 사용할 수 있는 일회용 랩과 달리, 비즈왁스랩의 크기는 작고 제대로 사용하기 위해 주의해야 할 점도 많죠. 하지만 한번 쓰고 버려지는 일회용 랩에 비해 수명 주기가 아주 길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비교해보면 경제성이 낮다고 평가할 수는 없습니다.
이렇게 제로웨이스트 제품은 원료나 공정 자체의 단가가 높아 가격도 비싸지지만 제품의 수명과 가격 뒤에 숨겨진 환경적 유해성을 고려해보면 경제적인 선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격이 비싸 친환경 제품의 구매를 꺼려하는 소비자의 생각도 충분히 이해가 갑니다. 디어얼스는 소비자가 경제적 부담없이 환경적인 측면에서 의미있는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다양한 시도를 해보면서 끊임없이 고민한다고 합니다. 개인의 선택만으로 제로웨이스트 일상이 지속되기는 어렵다고 생각해 용기 재사용이나 리필의 대중화를 위한 제도도 살펴보고 있습니다. 이 모든 노력을 통해 더 대중적인 눈높이에서 지속가능한 생산과 소비를 이룰 수 있는 방법을 만드는 것이죠.
지구를 아끼고 사랑하는 것을 넘어 더불어 살아가는 세상으로
디어얼스가 꿈꾸는 세상은 자연과 사람이 공존하는 건강하고 풍요로운 세상입니다. 이런 세상을 위해 깊은 관심과 이해로 제로웨이스트 제품을 만들고 이 제품들은 우리의 일상에 작은 변화를 실현하죠. 하지만 디어얼스는 제로웨이스트 라이프스타일을 실천하는 세상에 누구나 들어울 수 있도록 차별 없는 문화와 디자인을 위해서도 노력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제로웨이스트 라이프스타일 제품을 직접 만날 수 있도록 서대문구에 연 오프라인샵은 문턱을 낮추고 개방된 공간으로 만들었습니다. 이동이 어려운 노약자나 휠체어 이용 고객도 쉽게 방문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한 것이죠. 동시에 아이들을 환영하고 반려동물도 주의를 기울인다면 들어올 수 있습니다. 제로웨이스트로 만들어지는 건강한 세상에 차별없이 누구나 동참할 수 있는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디어얼스는 유니버셜 디자인을 지향하는데요, 성별, 연령, 국적, 장애의 유무와 상관없이 누구나 손쉽게 쓸 수 있도록 만들어진 디자인을 뜻하는 ‘유니버셜 디자인’은 비장애인과 장애인 모두 제로웨이스트 라이프스타일을 선택할 수 있도록 디어얼스 제품에 차차 적용되고 있습니다. 야외활동 중에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디어얼스의 고체치약은 케이스에는 시각 장애인을 위한 점자가 새겨져 있고, 뒷면의 제품 상세 정보는 저시력자도 쉽게 읽을 수 있도록 유니버셜 디자인 폰트를 적용했죠. 디어얼스의 여러 제품들은 앞으로 더 많은 사람이 차별 없이 구매할 수 있도록 유니버셜 디자인으로 나아갈 것입니다.
아직 우리나라에서 제로웨이스트 일상을 완벽하게 실천하는 것은 어렵습니다. 나도 모르게 사용되는 일회용품도 많고 일회용품은 아니지만 원료의 재배과정에서, 또는 생산 및 유통 과정에서 자연을 훼손하는 경우도 있죠. 그래서 제로웨이스트 라이프스타일을 살아가는 사람이 더 특별하게 느껴집니다. 하지만 디어얼스는 소수가 모든 일상을 완벽하게 제로웨이스트로 살아가는 것보다 다수가 느슨한 제로웨이스트를 실천하는 것이 세상을 바꿀 수 있을 것이라고 믿습니다. 누구나 쉽게 친환경 제품을 선택하고 불편함없이 사용할 때, 자연과 사람은 비로소 공존할 수 있는 것입니다. 우리 일상과 주변의 것을 손상시키지 않기 위해 느리지만 깊은 고민으로 일상을 채워나가는 디어얼스에게 그 여정의 끝이 성공으로 매듭지어지길 미디어SK가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