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를 위한 삶의 방식 변화를 제안하는 제로웨이스트 그로서리 샵, ‘보틀앱스쿱’은 보틀앤스쿱은 유기농, 비건 식품과 같은 친환경 제품을 판매하고, 개별 포장 제품이 아닌 벌크(bulk) 제품을 소분하여 파는 무(無) 포장 식료품점입니다. 지구를 위한 삶의 방식 변화를 제안하는 ‘보틀앱스쿱’을 만나보겠습니다.
‘포장재’ 없는 장보기가 가능한 제로웨이스트 그로서리샵
2022년 1월 문을 연 보틀앤스쿱은 두 명의 공동대표가 함께 운영하는 식재료 리필 상점으로 ‘포장재’ 없는 장보기가 가능한 곳입니다. 이곳에서는 식료품뿐만 아니라 샴푸바, 설거지바, 천연수세미 등 제로웨이스트 생활용품도 구매할 수 있습니다.
보틀앤스쿱 한쪽 벽면에는 유기농 쌀과 현미, 기장, 퀴노아 등 곡식류와 파스타 및 국수류, 다른 벽면에는 크래커, 두부과자 등 주전부리가 상자 안에 담겨 있습니다. 상자 위에는 식품을 집을 수 있는 집게가 있죠. 쓰레기 없이 식품을 소분하는 방법은 간단합니다. 저울을 이용해 챙겨간 용기의 무게를 재고 용기에 원하는 식품을 담아 내용물의 무게를 잰 후 가격표를 붙여 계산대로 가져갑니다.
이렇게 보틀앤스쿱은 우리 농산물, 유기농, 무농약, 공정무역 제품으로 우선 선정하여 유통과정에서부터 과대 포장을 줄이고 소비자들에게 무 포장 소분 판매함으로써 소비자들이 주체적으로 제품의 구매량을 선택하여 책임 있는 소비를 실천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개인이 아닌 모두의 동참이 필요한 일
“제로웨이스트에 관심이 생긴 후, 먼저 소비자로서 제로웨이스트 라이프를 실천했는데요. 대형마트 이용을 멈추는 등, 일상 속에서 실천한 지 3년째가 되었을 때, 한 개인이 지구를 위해 노력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러다 다회용, 재사용에 가치를 발견해 식품 포장 쓰레기 문제를 해결해보자 하는 마음으로 보틀앤스쿱을 열게 되었죠.”
보틀앤스쿱 대표님은 제로웨이스트 실천이 혼자만의 일이 아닌 모두의 동참이 필요한 일임을 깨닫게 되었다고 합니다. 특히 생산 과정 이후 발생하는 식품 포장재가 가장 문제였다고 생각했죠. 해외에서는 이미 보편적으로 볼 수 있었던 제로웨이스트 그로서리 숍들을 보며 용기를 얻었다고 합니다.
가게를 운영하며 만나는 이들은 보틀앤스쿱에게 따뜻한 마음을 나눠주었습니다. 제로웨이스트 그로서리 숍이 한국에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열어줘서 좋다는 손님의 반응에는 뿌듯함을 느꼈습니다. 또, 멀리서 용기를 들고 찾아오는 손님들을 만나면 ‘내가 잘하고 있구나.’ 하는 마음도 들었죠. 용기를 가져온 손님 중에는 어른이 아닌 어린아이들도 있었습니다. 보틀앤스쿱은 날이 추워지면 수제 사탕을 판매하는데요. 큐브 도시락통에 언니와 동생이 사탕을 담으러 온 날이 가슴에 뭉클하게 남는다고 합니다.
환경 세미나를 통해 만난 제로웨이스트
제로웨이스트를 실천하는 이들은 저마다의 계기가 있습니다. 보틀앤스쿱 대표님은 친한 친구와 우연히 들었던 환경 세미나를 통해 제로웨이스트를 접하게 되었다고 하는데요. 그때 자신이 먹고 마시고 사용하며 발생하는 쓰레기들이 지구를 아프게 하고 있다는 심각성을 깨닫게 되었죠. 나아가 자신의 작은 행동이 팜유 농장의 노동착취 문제 등의 사회적 약자에 대한 착취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그렇게 환경 세미나에 다녀온 뒤부터 소비의 기준을 다시 바로 잡고 지속가능한 내일을 우선순위로 두었는데요. 대표님은 제로웨이스트는 아무것도 먹지 말고, 하지 말라는 뜻이 아닌 쓰레기를 줄이기 위한 아주 작은 시도라도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사회적 정책이 필요한 제로웨이스트
제로웨이스트를 실천하는 한 명의 소비자로서, 제로웨이스트 숍의 운영자로서 보틀앤스쿱 역시 깊은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숍을 직접 운영하다 보니 소비자 입장에서는 볼 수 없었던 부분도 보였던 것이죠.
“우리나라의 제로웨이스트 숍들은 외국처럼 산업의 궤도에 올라섰다기보다는 캠페인 정도를 진행할 수 있는 위치에 있습니다. 현재 제로웨이스트 숍들이 완전 재사용 제품을 개발하고, 직접 찾아다니며 유통을 진행하고, 홍보를 병행하여 판매까지 모든 역할을 감당하는 현실이 버거운 부분이 있죠.”
현재도 일회용 포장과 배달이 성행하는 사회 속에서, 가끔 재활용 분리배출 쓰레기를 보며 자신의 노력이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느껴진다고 하는데요. 제로웨이스트는 우리 모두가 자신의 일처럼 느끼고 행동하는 공동의 인식과 실천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이를 실질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책의 뒷받침이 더욱 필요한 것이죠. 환경과 관련된 법과 기준을 바로 세우면 제로웨이스트 숍들이 느끼는 부담을 덜 수 있지 않을까요.
제로웨이스트 그로서리샵으로 알려지면서 많은 분이 방문하고 있다는 보틀앤스쿱. 매일 필요한 식료품을 포장 없이 소분해서 구매할 수 있는 제로웨이스트 그로서리 샵을 집 앞에서도 만나볼 수 있는 환경이 되길 바랍니다. 환경에 대해 고민하며, 다양한 캠페인으로 제로웨이스트를 알리기 위해 노력하는 보틀앤스쿱의 내일을 미디어SK가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