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정의 달 5월을 맞아 많은 사람들이 가족과 함께하는 소중한 순간을 남기기 위해 카메라를 꺼내거나 사진관을 찾고 있습니다. 가족사진을 생각하면, 바짝 굳은 채 어색한 미소를 짓는 모습이 자연스럽게 떠오르는데요. 경직된 표정이나 어색한 포즈 대신 자연스러운 우리 가족의 모습을 그대로 남길 수는 없을까요? 김기원, 이혜나 부부가 운영하고 있는 ‘팔사진관’에서는 조금 특별한 가족사진을 남길 수 있습니다. 사진 속에서 아이들은 자유롭게 웃고 때로는 넘어져 울음을 터뜨립니다. 노부부는 서로의 얼굴을 가까이 대고 자연스러운 미소를 짓는 모습이 담기죠. 이렇게 우리 가족의 자연스러우면서도 개성이 듬뿍 담긴 사진을 찍기 위한 노하우가 있는지 포토그래퍼 김기원, 이혜나 부부를 만나보았습니다.
가족사진을 특별하게 찍고 있는 이유가 있나요?

안녕하세요, 팔사진관의 포토그래퍼 김기원, 이혜나 입니다. 저희를 찾아주시는 분들의 꾸밈없는 모습 그대로를 카메라에 담아 표현하기 위해 2018년 팔사진관을 열고 6년째 운영 중입니다. 특히, 저희가 찍는 가족사진을 특별하다고 말씀하시는 분들이 많은데요, 사진에는 찍는 사람의 성격이 묻어나오기 때문에 특별하다고 느끼시는 것 같습니다. 저희 둘 다 유쾌하고 귀여운 것을 좋아하는 데다가 틀에 맞춰서 찍거나 일하는 것을 잘 못하기 때문에 그 성격이 사진에도 잘 드러나고 있네요.
아무 날도 아닌 것 같았던 날도 언젠가 뒤돌아 보면 특별한 얼굴로 변해 있을 때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을 붙잡아 둘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이 바로 ‘사진’이죠. 사진은 눈으로 보고 만질 수 있으며 영원히 남는다는 점에서 더 특별합니다. 그래서인지 저희 사진관에는 매년 사진을 찍으러 오는 분들이 있습니다. 나중에 돌아볼 특별한 날들을 매년 1개씩 만들고 액자로 걸어두면 여러 해의 특별한 날과 특별한 얼굴들을 마주할 수 있겠죠? 가족들의 성장과 지나온 시간들 특별하게 남겨 드리기 위해 늘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가족사진에 자연스러운 순간을 담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자연스러운 사진을 찍기 위해서는 각자 가진 성향을 충분히 존중해야 하는 것이 첫 번째입니다. 카메라 앞에 서게 되면 그 사람의 성격이 나타나는데요. 어떤 분들은 빠르게 적응해서 다채로운 표정을 보여주지만 어떤 분들은 셔터를 누르는 순간까지 어색함을 떨치지 못하죠. 억지로 특정 기준에 맞추려고 하면 표정이 굳고 더 어색해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것저것 많은 포즈를 요구하기보다는 사진에 담기는 사람이 느끼는 적당한 속도와 편안한 거리를 유지하면 훨씬 자연스러운 사진이 나올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여전히 온몸이 굳고 어색하다면 빈 공간에 덩그러니 서서 찍기보다 어딘가에 앉아서 찍는 것을 추천해 드려요. 사람들이 의자에 앉아있으면 가장 자연스러우면서 예쁜 모습을 찾을 수 있는데요, 앉아있으면 손을 둘 곳도 생기고 등을 기댈 수도 있어서 조금 편안해질 수 있습니다. 의자가 아니더라도 손이 갈 곳, 등 기댈 곳을 찾으면 훨씬 자연스러운 사진을 찍을 수 있답니다.
아이들과 사진을 찍을 때 팁이 있을까요?

아이들에게 사진을 찍을 때 우리가 가장 자주 하는 말은 ‘웃어봐’, ‘이렇게 해봐’, ‘원래 잘하잖아’와 같은 말입니다. 한마디로 사진을 찍기 위한 멍석을 깔아주는 것인데요. 하지만 아이들의 입장에서 평소와 다른 분위기에 평소처럼 행동하라는 건 사실 이상한 일입니다. 카메라 앞에서 ‘웃어’라고 하는 말이나 특정 자세를 취하라는 말은 어른들에게도 힘든 요구죠.
아이들은 가만히 두면 알아서 놀고, 알아서 웃습니다. 사진을 찍기 위한 몸짓이나 표정을 연출하기보다 아이들이 웃고 떠들며 놀고 있는 그 모습을 그대로 담는 데에 집중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아이들을 키우는 부모님이라면 아이들을 원하는 방향으로 컨트롤하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공감하실 수 있을 건데요, 사진을 위해 어른이 그린 그림에 아이들을 맞추기보다 아이들의 자연스러운 모습을 사진에 담아주세요.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놀고 웃을 때 순간적으로 그 장면을 포착하면 오래 기억에 남을 사진을 찍을 수 있습니다.
사진관에 가지 않고 스마트폰으로 가족사진을 찍을 수 있을까요?

지금은 누구나 어디서나 스마트폰으로 가족사진을 남길 수 있죠. 일상 속 자연스러운 모습을 담은 스마트폰 사진이 사진관의 가족사진보다 더 좋은 기억, 더 특별한 모습으로 자리 잡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스마트폰을 활용해서 우리 가족의 사진을 제대로 남겨보려고 마음먹으셨다면 같은 장소에서, 일정한 시간에 사진을 주기적으로 찍어보는 걸 추천해 드립니다. 저희는 아이들이 등교할 때 베란다에서 서로 인사하면서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남기고 있는데요, 아이들이 자라나는 모습을 담은 사진을 연속적으로 보면 그 의미가 남다를 것 같기 때문입니다. 사실 매일 베란다에서 사진을 찍으면 아이들이 카메라를 제대로 쳐다보지 않을 때도 있고, 날씨가 좋지 않아서 전체적인 톤이 어둡게 나올 때도 있어요. 당장은 구도나 색감이 마음에 들지 않을 수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 아이들과 함께한 시간과 따뜻한 감정이 오래도록 남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진관에서 가족사진을 찍을 때 어떤 준비를 하면 좋을까요?

저희는 사진을 위해서 평소 잘 입지 않던 특별한 의상을 입거나, 안 하던 화장을 하는 것은 추천하지 않는 편이에요. 왜냐하면, 그렇게 꾸미는 순간 카메라 앞에서 어색해질 수밖에 없거든요. 가장 중요한 것은 편안한 마음이라고 생각해서 평소 가장 좋아하고, 자주 입던 옷을 입고, 평소 하던 대로 꾸미는 것을 가장 추천합니다. 내 모습 있는 그대로에 확신을 가지는 것이 가장 중요하죠.
여기에 특별함을 한 스푼 더하고 싶다면, 우리만의 이야기가 담긴 소품을 준비하는 것도 좋습니다. 아이를 위해서 직접 만든 장난감이나 아이가 그린 그림, 인형 등 사진을 위해 준비한 일회적인 소품이 아니라 시간과 추억이 쌓인 소품을 준비해 보세요. 20년 전에 엄마와 아빠가 입었던 옷이나 찍었던 사진도 좋습니다. 어디에나 있는 꽃이나 풍선을 활용한 사진보다 추억이 담긴 물건과 함께 사진을 찍으면 추억 위에 사진으로 추억을 덧칠해 더 특별하게 남길 수 있을 거에요.
팔사진관의 두 포토그래퍼 김기원, 이혜나 님은 가족사진보다 그 뒤에 가려진 모습들이 더 소중하다고 말합니다. 가족과 사진을 찍어야겠다고 다짐하는 그 순간의 계기와 감정, 가족들과 사진을 찍기위해 준비하는 과정, 사진관에 도착했을 때 어색하고 쑥스러운 시간까지 말이죠. 함께 사진을 남기기 위해 오랜만에 서로의 눈을 마주 보고, 어쩌다 가벼운 스킨십을 하게 되는 이 모든 과정들이 결국 스스로도 모르게 사랑을 드러내게 되는 시간으로 남을 것입니다. 그래서 가족사진은 단순한 ‘사진’이 아닌 사랑의 표현 방법이 됩니다.
이번 5월 가정의 달에는 오늘의 팁을 참고하여 가족의 모습 그대로를 사진에 간직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가족이야말로 서로의 자유롭고 꾸미지 않은 모습을 온전히 사랑해줄 수 있는 존재이기 때문이죠. 평소에는 가족들에게 쑥스러워서 표현하지 못한 감정이 있다면 가족사진을 찍자는 말을 건네며 사랑을 표현해보는 것은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