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러스트레이터 빨간고래(Redwhale)가 알려주는
디지털 드로잉 꿀팁




종이와 물감, 붓과 색연필 등 수많은 준비물과 함께했던 미술 시간은 점차 단 하나의 준비물, 디지털 기기와 함께 간편하게 바뀌고 있습니다. 태블릿PC나 스마트폰 등 디지털 기기로 그리는 그림을 ‘디지털 드로잉’이라고 부르는데요, 최근 태블릿PC 사용률이 높아짐에 따라 언제 어디서든 편하게 그림을 그릴 수 있는 매력의 디지털 드로잉의 인기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사람들에게 따뜻함을 전하는 디지털 드로잉 유튜버로도 유명한 일러스트레이터 ‘빨간고래’ 박정아님을 Media SK가 만나, 디지털 드로잉을 조금 더 오래, 더 재미있게 잘 할 수 있는 비결을 들어봤습니다.




안녕하세요 작가님, 간단하게 자기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커다란 호수가 있는 동네에서 사랑스러운 반려묘 베티와 함께 지내며 그림을 그리는 일러스트레이터 빨간고래, 박정아입니다. 일러스트레이터라는 직업을 가지고 일한 지는 약 18년이 되었는데요, 그동안 여러 브랜드와 협업해서 작품을 만들기도 하고, 드로잉이나 디자인 팁이 담긴 도서들을 출간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다 최근에는 나만의 그림을 통해 브랜드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으로 개인 작업에 몰두하고 있습니다. 주로 따스한 색감을 활용해 일상 속 귀여운 것들을 그림으로 표현하고 있죠.



빨간고래(Redwhale) 박정아 작가의 작품들





처음 디지털 드로잉을 할 때, 드로잉에 흥미를 붙이기 위해 가장 중요한 마음가짐은 무엇일까요?




입시 미술이나 취미 미술을 가르치기도 했던 제 경험으로 비추어 봤을 때, ‘두려움이 없는 성격’을가지신 분들이 드로잉 실력이 빠르게 느시더라고요. 첫 시도에 완벽하게 그리려고 하는 마음이 있으면 주저하게 되고 쉽게 흥미를 잃게 되죠. 뭐든 직접 그려보겠다는 마음가짐으로 툭, 도전해보는 분들은 오히려 빠르게 시도해보고 결과물에 대한 보완도 빨리 하는 편입니다.

그래서 디지털 드로잉을 처음 시작하려고 마음먹었다면 책을 사고 레퍼런스를 모으고 무엇을 그릴지 고민하기보다는 우선 손이 가는 대로 자유롭게 시도해보는 것이 좋아요. 디지털 드로잉의 장점은 종이를 살 필요도 없고 다양한 브러쉬로 여러 방식의 그림을 그릴 수 있다는 것이니까요. 먼저 그려보고 마음처럼 그려지지 않는 것에 대해서 레퍼런스를 찾아보면, 디지털 드로잉에 쉽게 친해질 수 있고 부족한 실력도 빠르게 채울 수 있을 것입니다.



디지털 드로잉을 꾸준히 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그림을 꾸준하게 그리는 것은 이 일을 직업으로 삼고 있는 일러스트레이터에게도 어려운 일입니다. 18년째 그림을 그리고 있지만, 저에게도 책상에 앉아서 그림을 그리는 일이 가장 어려워요. 일러스트레이터들은 직업적인 이유로 꾸준히 그림을 그릴 수 있지만 취미로 드로잉을 시작한다면 나만의 특별한 동기부여가 필요합니다. 저는 SNS에 그림을 올려보는 걸 추천하고 있어요.

내 그림을 다른 사람에게 보여준다고 생각하는 것만으로 그 자체가 그림을 그릴 목적이 되기도 하고, 누군가의 작은 반응이 소소한 목표가 될 수 있습니다. 디지털 드로잉에 자신감이 생기면 이모티콘을 만들어본다는 목표에 도전해볼 수도 있죠. 막연하게 드로잉이 늘 때까지 앉아서 그려보기 보다는 작은 목표를 세우고 하나씩 도전하면 꾸준히 할 수 있는 의지가 생길 수 있답니다.




나만의 드로잉 스타일을 찾기 위한 방법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그림을 그릴 때 내가 그리고 싶은 레퍼런스를 찾아 참고하면 큰 도움이 됩니다. 좋은 그림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그려진 것인지 확인하고, 어떤 점이 그 그림을 더욱 좋게 만들어주는지 분석하는 것은 실력을 키우는 데에 분명히 도움을 주죠. 하지만 계속 레퍼런스만을 참고하다 보면 나만의 그림체, 나만의 스타일을 잃어버릴 때가 있습니다.

이때 내 스타일을 찾아가는 과정이 디지털 드로잉을 한 단계 발전시키는 전환점이 될 수 있습니다. 내 스타일대로 표현하기 위해 생각하고 고민하는 과정이 그림에 담기면 드로잉 실력이 향상되는 것은 물론, 그림의 깊이가 한층 더 깊어지기 때문이죠. 나만의 스타일을 찾으려면 우선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그려 보아야 합니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 어떤 것을 좋아하는지 파악하면 어떤 것을 그릴 때 가장 즐겁게 그릴 수 있는지도 바로 알 수 있죠. 제가 고양이를 좋아하고, 고양이를 향한 따뜻한 정서를 그림으로 표현할 때 즐겁기 때문에, ‘행복한 고양이’를 저만의 뮤즈로 삼았습니다.

여기서 다시 한 발자국 나아가려면 ‘내가 좋아하는 것’과 ‘사람들이 좋아하는 것’의 교차 지점을 찾아야 합니다. 디지털 드로잉을 통해 스스로의 행복을 넘어, 보는 사람들을 행복하게 하려면 이 교차 지점이 중요하죠. 내가 좋아하는 것 중에서 사람들이 좋아할 수 있는 것을 찾는다면, 앞서 말한 것처럼 SNS에 드로잉 작품을 올리거나 이모티콘에 도전해도 긍정적인 평가를 얻을 수 있겠죠?




드로잉 초보자를 위한 딱 하나의 팁을 고른다면?




드로잉을 시작할 때 많은 사람들이 무엇을 그려야 할지 고민합니다. 고양이나 강아지, 샌드위치나, 캐릭터 등 ‘명사’를 중심으로 생각해요. 하지만 그림을 그릴 때 명사를 상상하면 그리기 어려워집니다. 고양이를 그리겠다고 생각하면 머릿속에 수많은 고양이가 떠다니면서 복잡해지죠. 고양이의 눈과 코, 수염이 어떻게 생겼는지 고양이 도감처럼 상상하게 되면서 결과물은 엉성한 고양이가 되어 버립니다.

대신 ‘형용사’로 그릴 대상을 상상하면 내가 그릴 대상의 디테일이 풍부해집니다. 그냥 고양이 대신 사랑스러운 고양이를 그리겠다고 마음을 먹으면 입가에 미소를 머금고 꽃을 한 아름 안고 있는 복슬복슬한 고양이를 상상할 수 있습니다. 화가 난 고양이를 그리겠다고 생각하면 텅 빈 밥그릇 앞에서 눈썹과 꼬리를 한껏 치켜세운 고양이를 상상할 수 있죠. 고양이라는 명사에 묶여있던 생각이 형용사를 통해 날개를 달고 확장되기 시작하는 것입니다. 그림을 잘 그리는지, 못 그리는지 상관없이 사람들은 형용사가 잘 표현된 그림에 눈길을 주기 마련인데요, 한 가지 대상에 집중하는 것보다 형용사에 담긴 감정과 상황을 그리는 데에 집중한다면 더 많은 영감과 마주할 수 있을 것입니다.




따스한 그림으로 마음을 나누는 기쁨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하면서 가장 행복한 순간은 제 그림을 진심으로 좋아하는 분들을 만날 때입니다. 일러스트 페어 등 오프라인 행사에 참가하게 되면 제 그림이 좋아서 멀리서 찾아와 주시는 분들이 계세요. 그럴 때 정말 감동스럽기도 하고, 참 반갑습니다. 제가 좋아서 그린 그림을 매개체로 마음을 나눈 것 같아서 그렇죠.

그리고 이런 순간들을 더 자주 느끼기 위해서는 늘 도전해야 하는 것 같아요. 프리랜서이기 때문에 더 적극적이고 능동적으로 여러 일에 도전하고 있어요. 그래서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을 하면서도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는 등 다양한 시도들을 동시에 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열심히 활동하여 제 그림을 좋아하시는 분들과 더 많이 소통하고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일러스트레이터 빨간고래, 박정아님은 결국 디지털 드로잉에도 자신이 좋아하는 것들이 표현되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림을 그리기 전 자유롭게 표현하고 싶은 나의 취향은 무엇인지, 가만히 주변을 먼저 살펴보면 어떨까요? 나의 주변에는 언제나 나를 행복하게 하는 것들이 가까이 있기 마련이니까요. 일러스트레이터 빨간고래가 알려 준 디지털 드로잉 꿀팁으로 더 많은 분들이 소소한 일상의 기쁨을 누리기를, 미디어 SK가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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