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버 옆집간호사 구슬언니가 알려주는 세컨라이프의 시작


사회가 빠르게 변화하면서 이제 ‘평생 직장’이라는 개념은 과거의 유물이 되어가고 있는데요. 한 직업을 평생 하는 사람보다 다양한 일을 시도해보면서 자신이 잘 할 수 있는 직업을 찾아나서는 사람들이 많아졌죠. 한 번에 여러 일을 하는 N잡러 뿐만 아니라, 한 직업에서의 삶에 안주하지 않고 새로운 일에 도전하는 ‘세컨라이프’에 도전하는 사람도 증가하고 있습니다.

20만 구독자를 보유한 유튜버 구슬언니(이구슬님)는 13년이 넘는 시간 동안 대학병원에서 간호사로 근무했던 경험이 있습니다. 육아 휴직 기간 중 유튜버에 도전해, ‘응급전문간호사가 말하는 간호사 생활&병원 이야기’를 주제로 콘텐츠로 만들기 시작했다는데요. 부캐로 시작했던 유튜브가 큰 인기를 끌어, 인기 유튜버로서의 세컨라이프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간호사로 일하다 새로운 분야에 과감하게 도전한 그녀의 원동력은 무엇이었을까요? Media SK가 행복한 세컨라이프를 즐기는 유튜버 ‘옆집간호사 구슬언니’와의 이야기를 들려드립니다.

유튜버로 세컨라이프를 시작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지난 2022년 7월 간호사로서의 경력을 정리하기까지, 총 13년 4개월을 대학병원 응급실 간호사로 일했어요. 누구보다 열심히 간호사로 일하며 제 천직은 간호사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두 아이를 키우며 간호사의 교대 근무를 소화하기란 점점 힘이 들더라고요. 아이들을 위해 선택한 육아 휴직 기간 중 ‘부캐’ 컨셉으로 시작한 일이 바로 유튜브였습니다. 처음에는 간호사로서 느끼고 경험한 것들에 대해서 짧게 영상을 만들기 시작했는데, 반응이 정말 좋더라고요. 육아 휴직을 끝내고 본업에 복귀했으나, 교대근무로 인해 두 자녀의 육아와 간호사 일을 더이상 병행하긴 힘들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유튜버로서의 부캐를 ‘본캐(릭터)’로 바꾸자라는 생각으로, 약 14년을 몸담았던 대학병원을 나오게 되었네요.

<옆집간호사 구슬언니> 유튜브 中 최근 인기를 끌었던 숏츠 영상


간호사를 그만두며 유튜브를 할 수 있는 시간이 많아졌습니다. 본격적으로 크리에이터 활동에 집중할 수 있게 되었죠.

처음에는 제가 잘 할 수 있는 간호사 관련 주제로 숏폼 영상을 만들고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들로 시작했어요. ‘보호자가 없는 환자는 응급실 진료를 어떻게 받을까?’, ‘간호사가 알려주는 엉덩이 주사의 비밀’ 등, 사소하지만 간호사가 아니면 잘 알 수 없는 내용들을 주로 다뤘는데요. 점차 좋은 반응을 얻었고 육아 휴직 때 3만 명이었던 구독자는 어느새 20만 명이 넘었습니다. 이제는 영상 콘텐츠를 통해 수익도 생겼고 크리에이터로서의 세컨라이프를 살고 있다고 말할 수 있게 되었네요.


오랫동안 해 온 일을 그만 둘 때, 아쉬움이 생기지는 않았나요?

<옆집간호사 구슬언니> 유튜브 초창기 간호 업무 관련 꿀팁 영상


저는 간호사로서 일에 애착을 느끼며 열정적으로 임했어요. 힘든 일이 생기면 자진해서 최선을 다했고 더 좋은 간호사가 될 수 있는 방법도 고민했죠. 처음 유튜브에 올린 영상들도 신규 간호사나 간호사 준비생에게 도움이 될 간호 업무 관련 팁이었어요. 그래서 일을 그만두고 나니까 허무한 기분도 들었습니다. 열정을 바쳤던 직장에서 한 순간에 완전한 타인이 되어버렸다는 사실이 허전하고 한편으로는 공허하더라고요.



하지만 지금은 그때의 경험 때문에 크리에이터로 더 성장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사람들이 좋아하는 영상을 기획하고 제작할 수 있었던 이유에는 저의 타고난 개그본능이나 끼도 있겠지만, 14년의 전문성이 뒷받침해주는 간호사 경력이 가장 중요했기 때문이죠. 간호사로 일했던 경력이 없었다면 저만 이야기할 수 있는 생동감 넘치는 에피소드도 나올 수 없었고 진정성도 담을 수 없었을 거에요. 세컨라이프를 시작하기 전의 커리어가 세컨라이프에서 나만의 맥락을 만들어 준 셈이죠. 그래서 이젠 아쉬움보다는 뿌듯함이 더 큽니다.

결국 오래 해 왔던 일, 최선을 다했던 일은 다른 직업이나 새로운 삶을 선택하더라도 나의 자양분이 되어주고 결국 나를 설명할 수 있는 맥락이 되어주는 것 같아요. 제가 만약 간호사가 아니라 다른 주제로 유튜브를 시작했다면, 지금처럼 좋은 반응을 얻기는 어려웠을 것 같아요.  여러분들도 지금까지의 삶을 정리하고 새로운 도전을 시작한다면, 과거의 모든 순간들을 동력으로 그 경험을 살려 활용하는 것이 자신의 가장 큰 경쟁력이 되어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새로운 일을 도전할 때 두려움이 앞선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새로운 일에 도전할 때 두려움이 앞서는 것은 지켜야 할 것이 많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원래 하던 일을 그만두고 새로운 일에 도전하려면 필연적으로 그동안의 경력, 안정적인 직장과 수입 등을 포기해야 하는 상황을 마주하기 때문이죠. 그런데 사실 저는 간호사를 그만두고 크리에이터가 되면서 두렵지는 않았어요. 저에게 크리에이터 활동은 취미 생활에 더 가까웠거든요.

육아와 유튜브를 병행하는게 힘들기보다는 성취감이 더 컸습니다. 사람들이 제 영상을 보고 도움을 받았다고 남긴 댓글을 보면, 몸은 힘들어도 마음은 뿌듯했죠. 간호사를 그만 둔 직후에는 크리에이터를 직업적으로 접근하지 않아서 큰 스트레스는 없었습니다. 제게 1순위는 저희 아이들, 제 가정이고, 남는 시간에 크리에이터 활동을 하고 있기 때문에 반쯤은 취미로 여기고 있어요. 물론 함께 가정을 지탱하고 있는 남편도 제 마음의 부담을 크게 덜어줬고요. 누구나 새로운 삶을 시작하면서 앞으로의 성과에 모든 것을 걸면 부담과 두려움이 커지는 것 같습니다. 여유가 된다면 새로운 일을 막연하게 시작하기 보단 하나의 ‘부캐’처럼 차근히 시작해보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또 하나는 새로운 일에 처음부터 많은 것을 투자하려고 하지 않는 마음가짐을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간호사를 그만뒀을 때 가장 큰 걱정은 안정적인 수입원이 없어졌다는 것이었어요. 부캐로 시작한 크리에이터는 사람들과 소통하는 것을 좋아하는 저에게 천직이었지만 사실 안정적으로 수입을 확보할 때까지는 시간이 걸렸거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크리에이터로 꾸준하게 영상을 올릴 수 있었던 이유는 스마트폰 하나로 가볍게 영상을 찍고 편집했기 때문입니다. 특별한 투자 없이 즐기면서 할 수 있었던 것이 꾸준히 영상을 올릴 수 있던 이유였어요. 만약 비싼 카메라에 스튜디오를 완벽히 갖추려고 했다면 시도조차 못했거나 부담감에 금방 지쳤을 것 같습니다. 완벽한 준비 대신 즐기는 마음가짐으로 세컨라이프를 시작한 저처럼, 처음부터 세컨라이프에 올인하기 보다 가벼운 마음으로 그 일이 자신과 맞는지 체크한다면 좋을 것 같습니다.


세컨라이프를 시작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꼭 하고 싶은 조언은?


앞선 내용에 이어서, 저는 지금 하고 있는 일을 최소 5년 동안은 하라고 조언하고 싶어요. 그렇게 5년의 경력이 있다면 세컨라이프를 도전할 때 무조건 도움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나의 일을 꾸준히 하면서 쌓은 전문성부터 직업적 태도, 새로운 도전을 시작할 때를 위한 안정적인 자본까지, 세컨라이프를 탄탄하게 쌓아 나갈 때 도움될 수 있습니다. 만약 크리에이터를 꿈꾸고 있다면, 그리고 나만의 특별한 이야기를 담고 싶다면 더더욱 자신의 경력을 무기로 나만의 맥락을 활용한 콘텐츠를 공략하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유튜버 옆집간호사 구슬언니 님은 14년 간 간호사로 일하며 생명을 살린다는 것에 보람을 느끼며 일했습니다. 더 이상 간호사로 일하지 않는 지금, 자랑스럽게 최선을 다했다고 말할 만큼 열심히 일했죠. 그 에너지와 열정은 크리에이터가 되어서도 변하지 않았습니다. 오랜 시간 동안 열정을 다한 일의 경험을 사람들과 나누며 더 많은 사람들과 소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요즘 구슬언니 님은 앞으로 병원 이야기를 담은 스케치 코미디 영상을 만들어보고 싶다는 꿈을 가지고 또다른 도전을 준비하고 있다고 하는데요. 자신의 길에 확신을 가지고 새롭게 펼쳐진 세컨라이프를 맘껏 즐기고 있는 구슬언니 님의 긍정적인 에너지와 함께 세컨라이프를 준비하는 분들 모두 삶의 두번째 기회를 즐길 수 있길 Media SK가 응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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