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을 하면서 행복하세요? – 청소년을 위한 잡지 ‘모두(MODU)’ 권태훈

커서 뭐가 되고 싶니?

어릴 때 숱하게 받는 질문 중 하나입니다. 초등학생이라면 내키는 직업을 아무렇게나 얘기해도 괜찮겠지만, 고등학생, 특히 대학입시를 앞둔 학생들에겐 어쩌면 인생의 가장 큰 결정이 될지 모를 질문입니다.
 
이에 대해 학생들은 대개 비슷한 생각을 하게 마련이죠.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선, 혹은 하고 싶은 일이 당장은 생각나지 않더라도, 일단 공부를 열심히 해서 좋은 성적을 받아 좋은 대학에 들어가면 자연히 뭔가 그럴듯한 직업을 가지게 되지 않겠느냐는 것입니다. 최대한 가능성을 열어둔다는 측면에선 옳을 수도 있는 말이지만, 그 시기를 거쳐온 많은 어른들이 다른 이야기를 합니다.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제대로 알고, 사회에는 또 얼마나 다양한 직업이 있는지 그때 알았더라면, 지금 좀 더 행복했을 텐데.’라고 말이죠.
 

사회적 기업 ‘모두 커뮤니케이션즈 (http://www.modumagazine.com/)’대표 권태훈 님도 같은 생각입니다.

저는 소위 ‘좋은 대학교’라고 불리는 서울대학교에 다닙니다. 경영학이 전공이고요. 물론 예상했던 대로 입학하고 처음엔 즐거웠어요. 그런데 그 이후에는 고등학생일 때나 마찬가지로 똑같이 스트레스를 받았죠. 많은 친구들이 ‘좋은 회사 가야지, 돈 많이 버는 직업이 뭘까’ 그런 고민을 하다가, 국가고시나 의학전문대학원 같은 곳으로 진로를 바꿨어요. 저도 무엇을 할까 심각하게 고민했어요. 다만 제 경우에는 본래 꿈이 기업가였고, 경영학을 전공하기도 했던 터라, 기업을 만들어 보자 결정했죠.

그는 자신의 고민에서 힌트를 얻었습니다. 고등학교 때 꿈이 뭔지 고민하지 못했던 자신의 과거를 돌아보고, 지금의 고등학생들이 이런 전철을 밟지 않도록, 진로와 꿈에 관한 잡지를 만들어보자는 내용이었습니다.

’꿈과 적성에 맞도록 직업을 택하는 것이 행복해지는 길이라면, 진로와 직업에 대한 정보가 중요하겠다!’라는 게 시작이었어요. 상대적으로 정보력을 갖춘 부모님이 있다던가, 정보력이 있는 학원에 다니는 아이들은 진로에 관한 정보를 얻을 길이 많겠죠. 저는 그렇지 않은 아이들도 진로에 관한 정보를 균등하게 얻을 수 있도록 일조하고 싶었어요. 같은 생각을 가진 친구들과 뜻을 모아 청소년을 위한 잡지 ‘MODU’가 탄생하게 되었죠.

출처: MODU 홈페이지

 
 
그와 그의 친구들이 만드는 청소년잡지 ‘MODU’는 현재 전국 고등학교 30% 정도에 무료로 배포되고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 일을 통해 그는 ‘지금 완벽하게 행복하진 않지만, 과거보다 행복하며, 앞으로 더 행복해지고 싶다’고 얘기합니다.

한때 좋은 컨설팅회사에 들어가는 게 목표였던 적이 있었어요. 그러기 위해서 최대한 멋진 스펙을 만들자 했죠. 공모전에 참가하고, 인턴도 하고, 경쟁에서 이겨야 한다고 여겼어요. 때때로 기쁜 순간은 많은데, 분명히 상을 타면 ‘와, 기쁘다!’ 하는데…… 문득 다음 상을 타기 위해 또는 다음 인턴을 하기 위해 생활이 반복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그러다 궁극적인 목표, 그러니까 좋은 컨설팅회사를 들어간다 치더라도 전혀 행복하지 않을 것 같더라고요.

MODU를 만드는 사람들

 
 
지금도 그때처럼 똑같이 열심히 뭔가를 이루려고 하지만, 차이는 확실합니다. 그가 말하길 ‘지금은 내가 가고자 하는 길을 한 걸음씩 제대로 밟아간다는 느낌’이라고 하는군요.

힘들어도 최소한 ‘지금 내가 이걸 왜 하고 있지?’ 하는 생각은 안 들어요. 힘들지만 이 일을 해야 내 꿈에 가까워진다는 확신이 있으니까. 누군가 나에게 그런 질문을 던졌을 때, ‘돈 많이 버는 회사에 들어가기 위해서요.’라고 답해야 한다면 허망할 것 같더라고요.

꿈에 다가가기란 그에게도 쉬운 일은 아닙니다. 청년사업가로서 모르는 게 많아 시행착오를 톡톡히 겪었다고 하는군요. ‘같은 뜻, 같은 목표를 두고도 사람마다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가 다르기도 하고, 가치가 다르면 방법도 달라진다’는 얘기를 하며, 그는 “비전이니, 구성원들의 합의니, 경영학 수업시간에 만날 뻔한 소리를 듣는다고 생각했는데, 실제 경영을 해보니까 ‘아, 이게 정말 중요하구나.’ 싶더라고요”라며 웃습니다.
 

그는 또 인터넷 공간에서 우연히 ‘MODU를 잘 읽고 있다’는 내용의 글을 발견했을 때 행복하다고 말했습니다. 같은 뜻을 품고, 어려운 현실을 함께 나가는 ‘MODU’의 친구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다는군요.
 
얘기를 나누어가며 행복지기는, 그가 ‘성취’보다 더 큰 행복을 주는 ‘보람’을 발견했다고 느낄 수 있었습니다. ‘MODU’가 국내 1등 청소년 잡지가 되길 바라는 그의 꿈을 통해, 좀 더 많은 학생들이 멋지게 성장하길 그래서 모두가 행복한 사회가 되길 바라봅니다.
 
 

MODU10대를 위한 교육 & 라이프 매거진
 
‘교육 및 정보 불평등을 해소하고 청소년들이 보다 즐거운 10대를 보내도록 하자’라는 목표 하에 만들어진 국내 유일의 청소년을 위한 1318 No.1 매거진. 사회의 교육 불평등과 정보 격차를 기업의 비즈니스 모델을 통해 해결해보고자 서울대학교 경영학과 재학생들을 중심으로 다양한 학과의 학생들이 모인 MODU Communications에서 만듭니다.

  • 전국 고등학교에 무료 배포를 목표로 2011년 11월 약 280개 학교에 30,000부 배포
  • 구독신청: 홈페이지 (www.modumagazin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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