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경영] 제주도에 사랑비가 내리다? ‘희망의 재단사’가 만드는 ‘맞춤행복’ 이야기

지난 6월 23일, 서귀포 월드컵경기장에서는 제주 유나이티드 FC 홈경기가 있었습니다. 아침부터 흐려지던 하늘이 심상치 않더니만 이내 먹구름이 몰려옵니다. 어두워진 하늘은 어느새 무거운 비바람을 흩뿌리는데요. 오늘의 경기, 무사히 치를 수 있을까요? 경기 시작을 기다리는 한 남자의 표정이 사뭇 진지합니다.
 

꽃무늬 재킷을 말끔히 차려입고 필드에 오르기 위해 새하얀 축구화를 고쳐 신는 고경진 씨. 나이 50은 훌쩍 넘어 보이는 그가 왜 저 넓은 필드 한가운데 서 있는 걸까요?
 
 

재단사, SK미소금융과 만나다

 
 
SK미소금융재단과 제주 유나이티드 FC가 제주도민을 위해 ‘미소금융 DAY’ 행사를 마련했는데요. 고경진 씨는 바로 그 아름다운 미소의 주인공입니다. 경기에 앞서 미소금융으로 행복을 되찾은 그의 멋진 시축이 준비되었죠. 비 내리는 하늘을 바라보는 고경진 씨는 만감이 교차하는 듯 멋쩍게 웃습니다.
 

양복 재단사로 살아온 지 꼭 50년 만에 처음으로 느낀 인생의 행복. 미소금융을 만난 후 그는 세상이 아름답다는 것을 처음 느꼈습니다. 자신의 인생도 충분히 가치 있다는 사실이 가슴으로 와 닿던 순간이었어요.

열여덟 살에 처음 양복을 만드는 재단 일을 배웠어요. 그때는 기술이 있어야 밥을 먹고 살 수 있었으니 그게 최고의 선택이었지요. 천을 잘라 재단을 하고 옷을 만들고. 내가 만든 그 옷을 기쁘게 입는 사람들을 보는 게 좋았어요.

그렇게 시작된 양복과의 인연으로 그는 ‘재단사’라는 이름표를 달고 50년을 살았습니다. 무에서 유를 만들어내는 창작의 고뇌만큼 고경진 씨의 인생도 그리 쉽지만은 않았습니다. 양복점에서 일하며 돈을 벌었지만 살림은 크게 나아지지 않았거든요. 그래서 부푼 꿈을 안고 일본으로 건너가 양장점 일을 계속했습니다.

제주를 떠나면, 한국을 떠나 외국으로 나가면, 금방 성공할 줄 알았어요. 일본에서 큰돈을 벌어 성공하고 돌아오겠다는 다짐을 하고 10년을 일했죠. 하지만 세상일이 그리 쉬운가요. 결국은 10년 만에 무일푼으로 다시 제주도로 돌아왔습니다.

타국 생활은 생각보다 만만치 않았고, 그는 빈 주머니로 제주땅을 밟았습니다. 돌아올 고향이 있다는 것, 그리고 다시 시작할 내 나라가 있다는 것에 힘을 내며 다시 시작했습니다. 가진 재주가 양복을 만드는 일이라 양장점을 돌아다니며 옷을 만들기 시작했어요. 손재주는 제법 있었지만, 맞춤 양복을 찾는 손님은 하루가 다르게 줄어갔습니다.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가족과는 불화가 생겼고, 또다시 일본으로 도피 같은 이민을 떠날 수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국제 경제 위기가 발목을 잡았어요. 결국, 제주도로 다시 돌아온 그는, 제주도를 버릴 수 없는 운명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참 힘들었어요. 이리저리 떠돌아다니며 보낸 세월을 돌아보니, 훌쩍 시간은 흘렀는데 돈도 없고 가족들도 떠나고 아무런 희망을 찾을 수가 없더라고요. 살아온 지난 세월이 통째로 후회스럽고 비참했습니다.

하지만 천성이 긍정적인 그는 이대로 주저앉아있을 수만은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다시 힘을 내 주어진 삶을 살자고 다짐했죠. 그의 나이 68세, 바로 작년 4월의 일입니다.
 
 

‘맞춤행복’을 재단하는 희망의 재단사!

 
 
딱 맞는 옷을 만들어 사람들을 기쁘게 하는 재단사. 재단 일은 그가 할 수 있는 전부이자 최고였고, 최선이었습니다. 결국, 그는 전 재산 400만 원으로 양복점을 차리기로 했지만, 딱 100만 원이 모자랐습니다. 바로 그때 SK미소금융을 만났습니다.
 

나같이 가진 것 없고 신용도 없는 사람에게 돈을 빌려줄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어요. 반신반의하며 조심스럽게 찾아갔죠. 100만 원만 빌려줄 수 있느냐고 이야기 꺼내기가 쉽지 않았어요. 그런데 100만 원으로는 힘들 거라며 300만 원 대출해주겠다지 뭡니까. 그때 얼마나 감사하던지. 다시 태어난 기분이었어요.

SK미소금융을 만난 날을 떠올리며 눈시울을 붉혔지만, 지금은 하루하루가 너무 행복하다는 고경진 씨. 미소금융이 준 희망 덕분에 ‘행복’이라는 단어를 매일 되뇐다고 하네요. 아침에 눈을 뜨고 하루를 맞이하는 것이 얼마나 큰 기쁨인지, 놓치고 있던 인생의 작은 감사함이 지금 그의 삶을 비추고 있습니다.
 
커다란 천을 몸에 맞게 재단하여 정성스럽게 옷을 만드는 과정은 우리 인생과 닮았습니다. 때로는 앞이 보이지 않고 막막해 어떤 옷이 만들어질지 알 수 없지만, 옷이 완성되어가는 그 모든 과정은 소중합니다. 우리 인생도 마찬가지죠. 고경진 씨의 지난 60여 년의 세월도 오늘의 행복을 더 가슴 깊이 느낄 수 있는 재단의 과정은 아니었을까요?
 

이제 그는 또 다른 희망의 재단을 시작합니다. 지금 그의 앞에 놓인 푸른 천을 보며 다시 초크와 가위를 집어든 재단사 고경진 씨. 앞으로 그는 어떤 모양의 옷, 어떤 모습의 인생을 만들어 갈까요? 마주 선 축구 골대를 향해 힘차게 공을 차올립니다.

남과 비교하지 말고 자신에게 주어진 ‘맞춤행복’을 누리세요. 몸에 잘 맞는 옷을 입었을 때 그 기쁨처럼, 내가 느끼는 지금의 행복은 남과 비교할 수 없는 자신만의 기쁨이라는 것을 기억하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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