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한 순간에는 특별한 전통주와 함께! with 전통주 소믈리에 더스틴 웨사

 

젊은 층의 뜨거운 관심 속에서 전통주는 트렌드의 중심에 서있습니다. 폭넓은 전통주의 스펙트럼 안에서 새로운 시도를 통해 더 많은 사람의 취향을 파고들며 전통주의 특별함이 더해지고 있는데요, 전통주는 그 종류와 풍미가 다양하기 때문에 여러 상황에 맞춰 선택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죠. 한국에서 16년간 살아가면서 전통주의 매력에 푹 빠진 파란 눈의 전통주 소믈리에 더스틴 웨사가 추천한 상황에 딱 맞는 전통주를 소개합니다.

 

 

 

여러 사람의 입맛을 한 번에 사로잡을 모임용 전통주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에서는 일반적으로 전통주보다는 소주나 맥주 같은 보편적인 맛의 다른 주종을 많이 선택하는데요. 하지만 전통주 중에서도 다양한 입맛에 맞을 수 있는 술이 있습니다. 그중 하나는 깊은 감칠맛을 자랑하는 ‘한산소곡주’입니다. 소곡주는 1500년 전에 만들어진 술로, 고문서에 그 제조 방법이 나오기 때문에 우리가 지금 맛볼 수 있는 전통주 중 가장 오래된 축에 속하는데요, 누룩과 물로만 만드는 순곡주이지만 만드는 사람과 누룩의 종류에 따라 그 향과 풍미가 달라지는 재미있는 술이기도 합니다. 소곡주의 맛은 기본적으로 깊은 감칠맛과 진한 달콤함이 잇따르는 술입니다. 장에 비유되는 감칠맛은 흙 내음처럼 어둡고 진득한 인상을 주지만, 제가 추천하고 싶은 소곡주는 좀 더 신선한 느낌의 과실 향과 풀 향이 살아있는 종류입니다. 특별한 누룩과 술을 담근 명인만의 노하우로 깊지만 상큼한 캐릭터를 가진 술이라면 모임에서 다양한 사람들이 유쾌하게 즐길 수 있을 거예요.

 

 

 

연인과 데이트할 때 어울리는 로맨틱한 전통주

 

 

연인과 함께 달콤한 시간을 보낼 때 한 잔의 술을 곁들인다면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와인이나 청량한 맥주를 많이 연상하는데요, 전통주에도 연인과의 달콤한 데이트에 어울리는 향긋한 약주가 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오붓한 시간을 즐기고 싶을 때는 전통주 중에서도 달콤하거나 과실 향이 살짝 들어간 술을 추천하고 있습니다. 약주 ‘아리아리’도 로맨틱한 분위기에 어울리는 전통주 중 하나이죠. 꽃향기가 살짝 나면서 병의 모양도 와인처럼 디자인되어 있어서 와인이라고 해도 믿을 정도로 트렌디한 전통주입니다. 너무 달거나 신 술은 캐릭터가 강해서 분위기를 압도할 수 있지만, 약주 아리아리는 부드러운 맛과 12도라는 적당한 도수로 로맨틱한 분위기를 그대로 살릴 수 있습니다.

 

 

 

날씨에 맞춰 특징이 살아나는 독특한 전통주

 

 

술을 고를 때 함께 마시는 사람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그날의 날씨일텐데요. 더운 날에 마시고 싶은 술과 추운 날 마시고 싶은 술이 서로 다른 것처럼 날씨에 알맞은 술을 먹었을 때 그 맛이 더해지기도 하죠. 요즘처럼 가을의 시원함이 찾아올 때 추천하는 전통주는 잣 막걸리입니다. 잣 막걸리는 많은 분들에게 익숙한 술이지만 제가 추천하는 ‘문삼이공잣주’는 조금 더 특별합니다. 가을 잣의 향기가 병을 열자마자 진하게 풍겨오는 이 막걸리에는 잣이 타 잣 막걸리에 비해 훨씬 많이 들어있습니다. 잔에 따르면 잣 기름의 동동 떠다닐 정도로 잣의 향이 강한데요, 찬 바람이 살짝 불어오는 계절에 마시면 그 풍미를 더욱 깊게 느낄 수 있습니다.

 

 

반면, 여름에 잘 어울리는 술은 좀 더 가볍고 상큼한 청주입니다. 특히 여름의 더위를 한 번에 날려 보낼 만큼 새콤한 맛이 특징인 약주 ‘모월’을 추천합니다. 전통주 모월은 증류식 소주와 약주, 두 가지가 있는데 그 중 약주는 그 맛과 향이 특이해서 마니아층이 있을 정도이죠. 모든 술이 그렇지만 전통주는 담그는 시기와 날씨에 따라 그 맛과 향이 더욱 달라집니다. 약주 모월도 여름에 담근 것과 겨울에 담근 것의 맛이 확연히 다른데 겨울의 모월은 은은하고 풍부한 견과류 향이 올라옵니다. 여름의 모월이 정반대의 시트러스 향이 타이트하고 깔끔하게 나와 여름의 날씨에 알맞습니다. 날씨에 따라 전통주를 고르는 것도 전통주를 즐기는 좋은 방법 중 하나입니다.

 

 

 

혼술을 위해 내 취향을 확실히 알아두세요

 

 

사람들과 함께 마시는 전통주에는 그 매력이 있습니다. 여러 사람과 술 한 잔의 맛을 나누면서 이야기가 깊어집니다. 하지만 전통주의 맛에 오롯이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은 혼자 술을 마실 때라고 느낍니다. 제 개인적인 취향은 신맛이 확실하게 올라오는 청주에서 바닷가의 짭짤한 향이 섞인 술인데 이런 독특한 술은 누군가와 함께 즐기는 것보다 홀로 술을 즐길 때 그 즐거움이 더해지죠.

 

 

그러려면 자신의 취향을 확실하게 알고 있어야 합니다. 전통주를 처음 먹어본다면 이 다섯 가지 질문에 대해 나의 취향을 잘 생각해보면 선택이 쉬워요. 단맛과 신맛, 감칠맛 중 어떤 맛을 가장 선호하는지 생각해보고 드라이한 술을 좋아하는지, 도수가 강한 술을 좋아하는지 대답해보면 나의 취향을 찾아갈 수 있습니다. 요즘은 인터넷의 간단한 검색으로도 술의 당도와 향을 알 수 있죠. 시중에 공개된 정보와 다양한 사람들이 기록해 둔 리뷰 등을 통해 그 맛을 예측할 수도 있고요. 기존에 술에 대한 취향이 거의 없었다면 오히려 각 특색이 독특한 술을 골라서 먹어보면 취향도 빠르게 파악할 수 있을 겁니다. 내 취향을 알고 즐긴다면 전통주와 함께하는 시간이 더욱 즐거워지겠죠?

 

술은 인류와 그 역사를 지속해 온 친구입니다. 즐거울 때도 술과 함께하면 즐거움이 배가 되고 슬플 때도 술이 그 슬픔을 위로해주곤 하죠. 우리에게 익숙한 술들도 그 즐거움과 슬픔을 함께해줄 수 있지만, 취향을 찾아가는 재미와 다양한 맛에서 오는 만족감이 더해지는 전통주는 특별한 시간을 선사해줄 수 있습니다. 취향이 나만의 아이덴티티가 되는 지금, 내 입맛과 상황에 맞는 전통주를 찾아가는 유쾌한 취미를 가져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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